손자가 엄마에게 혼났던 날

그때도 그랬어요.

by 녹주고우

학교 갔다가 학원 마치고 경비실 앞에서 초등 손자가 내립니다. 혼자 동, 호수 찾아서 할머니

집에 올 수도 있지만 할머니는 마중 나가요. 할머니는 주차장 차도 쪽은 다니지 말고 중간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와야 해! 하고 말해 줍니다.


오래전에 딸아이 초등학교 다닐 때는 혼자 다닐 때가 많았어요. 지금 생각해 보면 같이 등 하원을 잘 못해주었어요. 비가 오거나 하면 데리러 갔었지만요. 딸아이 아빠는 그랬

어요. 자주 데리러 가면 자립심이 부족해

지고, 비 올 때는 비도 맞아 봐야 한다고 했어요. 물론 집 근처이긴 해서 스스로 잘 챙기며 다녔던 것 같습니다.


지금은 손주와 걸으면서 학교에서 있었던 얘기도 하고 중앙광장에서 그네도 타고 해서 할머니 집으로 옵니다. 하루 종일 공부하고 왔기 때문에 우선 먹을 것부터 챙깁니다. 먹는 것은 유치원 때보다 잘 먹어서 할머니가 좋아합니다.


딸이 학교 다닐 때도 학교에서 있었던 이야기

들을 잘 해 주었어요. 학교생활 이야기에 관심이 많았지요. 친구들과 선생님과의 관계, 특히 시험 본 성적 이야기에 더 관심을 가졌어요.


지금 손자는 학교에서 있었던 이야기를 엄마한테 들려주어요. 할머니는 밥을 챙겨 주고요. 어제는 딸이 할머니 집에 손자 데리러 일찍 들렸어요. 그런데 다른 방에서 손자 혼내는 소리가 들렸어요, 조금 혼내는 게 아니고 엄청 혼냈어요. 손자가 뭘 잘못 했나? 가슴이 철렁했지요. 손자가 무서우면 울 텐데, 너무 무서우니까 울지도 않았어요.


혼내는 일이 잘 없는데, 왜 그럴까? 순간 내가 딸아이 학교 때 혼냈던 일이 생각났어요. 너무 화가 나서 때렸던 것 같아요.


지나고 나서 엄청 후회가 되었지만요. 딸은 그때 일을 가슴에 담아두고 있었나 봐요. 손자 보고 그렇게 화내면 안 된다고 했더니, "엄마도 나한테 그렇게 했었잖아" 하는 거예요. 정말 저는 할 말을 잃었어요. 얼마나 화가 났으면 저렇게 말할까, 순간 손자도 상처가 되겠구나 싶었어요. 어떻게 하면 좋지, 딸은 손자를 데리고 집으로 갔어요.


저는 과거에 딸한테 했던 일을, 딸은 손자에게 똑같이 하고 있다는 것을 보면서, 아! 과거의 일이 딸에게 상처로 남아 있구나, 그날 밤 나는 쉽게 잠을 잘 수가 없었어요. 다음날도 우울했

어요.


저는 딸에게 긴 문장의 메시지를 보냈어요. 그때 일을 가슴에 있었구나. 미안하고 미안하다고 용서하는 마음이란다. 이해해 주길 바란다고, 손자에게도 화냈던 것 미안하다고 풀어 주면 좋겠다고 했어요. 그때그때 풀어야 한다고 했어요.


딸은 어제 혼내 놓고 속상했는지 울었나 봐요. 그러면서도 한 번쯤 혼도 났었야 한다며 요즘 숙제도 그렇고 느슨해져서 엄마한테 모든 걸 의지한다고 그랬어요. 왜 그랬을까,


학교에서 중요한 영어시험이 있었나 봐요. 물으면 대답을 잘해야 하는 평가시험인가 봐요. 단답형으로 짧게 말하고 끝냈나 봐요. 별도 수업도 잘 받고 그랬는데요. A, B, C, D 반으로 구분되어 있어요. 손주는 초등 입학하면서 C 반이었어요.

열심히 하여 작년에 B 반으로 진입했어요. 못하면 다시 내려갈 수도 있어요. 엄마는 노심초사했던 것 같았어요. 짧게 대답했던 게 점수가 안 나올 것 같다고 했어요. 성의 없이 대답했다는 거지요.


저는 "다시 떨어질 수도 있지, 그리 중요해 보이지 않은데,"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어요. 저는 손자가 그렇게 잘못 한 것 같지가 않았어요. 과거에 저도 그랬던 것 같아요.

어쩌면 화내는 일은 자신을 위하는 일이라고 여겨져요. 손자를 위하는 일이 아니라 나를 위하는 일이에요. 다른 데서 우리 아이 둬쳐졌다고 하고 싶지 않은 거지요. 제가 그랬거든요. 그럴수록 아이는 안 좋아진다는 것을 알게 되어요.


저는 손자한테 엄청 미안했어요. 딸은 다음날 학교 다녀온 아들에게 미안하다고 안아주고 같이 울었다고 합니다. 그렇게 풀어 주어서 저의 마음도 한결 가벼워졌어요. 학교 갔다 온 날 저도 손자를 안아 주었어요.


저는 손자가 충분히 잘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가끔 상도 받아오고 공부도 그 정도면 된 것이고, 축구도 잘하고 건강하게 잘 크고 있다고 생각해요.


저는 손주들에게 응원 메시지를 보내기로 했어요. 사랑 표현을 자주 하기로 했어요."너는 할머니에게 기쁨이란다. 축구하는 모습 보면 할머니도 달리고 싶어, 우리 가족은 기쁨이야. 라고, 용기와 환한 이야길 해주고 싶습니다.

"항상 응원할게. 네가 있어 우리 가족이 더 행복해"
"네가 노력하는 모습을 보면 나도 힘이 나. 항상 최선을 다하는 네가 멋져"

이렇게 말해주고 싶어요.

긍정적인 말을 자주 해 주고, 자주 듣게 되면 자존감이 높아질 것 같아요. 따뜻한 언어를 많이 써야 한다고 생각해요. 딸도 충분히 잘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저도 손주들에게 지금처럼 밥 잘 챙겨주는 할머니로 항상 그렇게 할 거예요.


나의 손주들 너희들은 꽃이고, 희망이야,라고 불러봅니다 ♡♡


2025,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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