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리어 분실사건

공항에서 케리어 분실해 본 적 있으시나요?

by 녹주고우


코로나가 끝나갈 무렵 2023.2. 런던 비행기를 탔었어요. 단체 인문학 여행이었지요.

초등학생과 학부모, 할머니인 나 합쳐서 15명이 인천공항에서 싱가포를 경유해서 런던 가는 비행기를 탔던 것이지요.


비행기 타고 목적지에 도착하면 의례히 짐 찾는 구역으로 이동해서 수하물벨트에서 나오는 자신들의 케리어를 찾아 나오겠지요.

수하물 벨트에서 저의 케리어 하나가 나오지 않은 거예요. 이 경우에 어디에다 어떻게 물어보아야 하는지요? 외국이니까 영어로 물어야 하는 경우인데,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정말 난감했어요.


일행들은 여행 케리어를 찾아서 밖으로 나가는 중이었어요. 그런데 수하물 벨트가 여러 번 돌아도 저의 케리어가 나오지 않은 거예요. 마지막까지도 나오지 않아서 딸은 인근 직원들한테 물어보았어요. 직원들도 대충 찾아보고는 없다는 얘기만 하고 그다지 신경 쓰는 것 같지 않았어요. 저의 일행은 다 같이 숙소로 이동하려고, 저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는데요.


정말 황당했어요. 그렇다고 큰 케리어 하나를 포기한다고 생각하면, 그 속에 크게 중요한 것은 없지만 옷이랑 여러 가지 들어 있어서 여행이 우울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어쩨튼 일단 나오지 않은 케리어를 포기하고, 일행들과 숙소로 들어갈 수밖에 없었어요.


숙소에서 간단한 저녁식사를 하고, 런던 여행 일정을 들으면서 각자 소개하는 오리엔테이션을 했어요. 마음이 그다지 편하지가 않았어요. 케리어를 못 찾았으니까요.


내가 잃어버린 것도 아니고, 공항 측에서 사라진 케리어를 못 찾았을 경우에는 어디에서 어떻게 보상을 받아야 하는가도 생각이 들었어요. 이런 경우는 보상해 줄 것 같지도 않았어요.


일행 중 얘기로는 요즘 여행 중에 케리어 잃어버리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는 거예요. 수하물센터에 가면 찾아가지 않은 물건들이 많다고 했어요. 우리처럼 잃어버린 게 아니고, 못 찾아서 포기한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내일부터 당장 여행을 다닐 건데 갈아입을 옷도 없고, 여행 내내 입었던 옷만 세탁하면서 입어야 할 것이라 생각하니까 딸이 무척 속상했나 봐요.


다음날 아침 일찍 딸은 다시 확인해 보려고 택시 타고 공항으로 갔어요. 일단 공항 밖으로 나오면 짐 찾는 수하물 벨트 쪽은 들어갈 수가 없기 때문에요. 공항 직원들에게 물어보는 수밖에 없었데요. 공항 직원들도 직접적인 것 아니고는 잘 모른다고 하더래요. 여러 직원들에게 어제 케리어 찾지 못한 상황을 물어보았답니다. 다시 한번 확인해 달라고 했데요. 수하물 쪽 근처에 있던 직원이 알아보겠다면서 케리어 가방 색깔, 특이한 점을 물었다고 했어요.


딸은 케리어 가방색깔보다 케리어 손잡이에 달아놓았던 닉네임을 강조했어요. 아니나 다를까 닉네임이 단서가 되었어요.

요번도 못 찾으면 그냥 돌아가려고 했다고 하네요. 직원은 멀리서 닉네임 이름을 부르면서 맞냐고 물었데요. 순간 귀를 의심할 정도로 맞다고 소리쳤대요.(그 후 딸은 여행 가방에 닉네임은 크게 달아놓고 다녔어요.)


직원은 친절하게 케리어를 딸에게 인계하고는

이렇게 말했데요. 어제 싱가포르에서 케리어 하나를 비행기에 실지 않았었고, 다음 비행기에 싣고 왔다는 거예요. 이런 경우 어떻게 케리어를 찾을 수 있겠어요. 다음날 왔어도 직원들에게 일일이 묻기도 어려웠을 거예요.


다행히 딸이 케리어를 포기하지 않았고, 아침에 다시 가서 찾아온 것이지요. 다시 가서도 끈질기게 직원들에게 물었고, 포기하지 않았기에 찾을 수 있었다는 게 놀라웠어요, 이럴 때는 용기도 생겨나는 것 같아요. 딸에게 이런 숨은 실력이 있었네요.


여행하면서 의도치 않게 황당한 상황이 발생하는 경우를 직접 보게 되었네요. 이와 비슷한 일들도 얼마든지 있겠다 싶어서 특히 외국에 나갔을 때는

물건 잃어버리는 일이 없도로 각별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저는 딸이 인천공항에서도 아니고, 런던공항에서 케리어를 찾아오는 것을 보고 아, 영어를 못하면 어떤 상황이 발생했어도 해결을 못하겠구나. 생각했어요. 글로벌 시대에 영어는 필수로 해야 한다는 것을 새삼 더 느꼈어요.


일행들은 딸이 케리어를 찾아왔다고 모두 박수로 환영해 주었어요. 다행히 딸과 손주 둘, 할머니는 런던 여행 일지를 기분 좋게 함께 할 수 있었지요.


하마터면 런던에서의 여행이 우울할 뻔했었는데요. 트라팔가르 광장의 햇살이 따뜻하게 비추윘어요.

토트넘 손흥민 축구경기장을 바라보면서 손주가 무척 신나 했어요. 축구를 워낙 좋아하거든요.


여러분도 외국 여행 중 의도치 않게 발생한 사건이 있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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