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미제라블을 두 번 만나다

런던 손더하임시어터, 부산 드림시어터

by 녹주고우


런던여행 이틀째이다. 어제 공항에서 분실 케리어를 아침에 가서 찾아왔기에 가벼워진 여행의 시작이었다. 2023.2


나는 영국 여행 후 한동안 차 안에서 틀어준 음악에 매료되어 어디를 가나 그 노래가 따라다녔다. 재목도 모르고 노래도 모르지만 차 안에서 아이들과 흥겨워했던 그 기분이 항상 따라다녔다.

따라다닐 때마다 런던의 거리도 따라다녔다.


오전에 런던의 중심부 트라팔가르 광장으로 향했다. 차 안에서의 음악소리가 경쾌했다. 아이들은 따라 부르며 어깨춤을 추었다. 넬슨제독 동상 꼭대기에 아침 햇살이 비치고 있었다. 빨간 2층버스 지나 칠 때마다 여기가 런던이네, 실감할 수 있었다. 아이들도 신기한 듯 "저 동상은 누구예요?" 주체 측 선생님께서 "우리나라 바다를 잘 지켜낸 장군이 누구지?" "이순신 장군요!"

"그렇지, 영국 바다를 지켜낸 장군이 저 넬슨 제독이란다."

사실 나도 잘 모른다.

나폴레옹 군대가 육지에서는 승리했고, 바다에서는 영국을 이기지 못했다. 저 닐슨 제독이 잘 막아냈기 때문이다.

"진짜네, 이순신장군처럼 바다를 지켜낸 장군이었네"

광장의 분수대, 사자상 사이로 아이들이 노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바로 근처에 유명한 내셔널 갤러리로 이동했다. 마음이 많이 설레었다. 미술관 그림들은 아는 만큼만 보이기 때문에 아이들은 주로 고흐, 모네 그림 앞에 몰렸다. 해바라기, 빈센트의 의자 등 익숙한 그림들이었다. 어디선가 본 듯한 그림들이 많았다. 이곳저곳 방에서 그림들을 관람할 수 있었다. 우리가 도슨트 해설을 왜 듣지 못했는지, 설명이 없어서 아쉬웠다. 모네의 수련 그림이 붓터치가 물감을 어느 정도 올린 것일까? 꾸덕한 느낌이 입체감이 더 느껴졌다. 앞발을 들고 서 있는 말그림이 실재 크기라서 인상 깊었다.


내셔널 갤러리는 13c~19c 작품 2,300여 점이 전시되어 있다고 했다. 무료로 입장할 수 있었고 시대별로 잘 구분되어 있었다. 갤러리 그림방에서 사진을 몇 개 담았다.


내셔널 갤러리 관람 후

자유시간에는 각자 저녁 먹고 뮤지컬 관람 시간에 만나기로 했다. 팀을 나누어서 우리는 뮤지컬 극장 근처에 있는 지하 홀에서 감자치킨. 맥주, 아이스크림 등 나누어 먹었다.


요번 인문학 여행은 어린이와 학부모 위주지만

할머니는 나 혼자였다. 딸은 할머니인 나를 인문학여행이 끼워 주었다. 나 혼자 패키지라도 영국 여행은 못했을 것이다. 단체 여행이라서 경비도 저렴했다. 어울림에 있어서 부담을 주는 것은 아닌지도 생각해 보았지만 그렇지는 않았다.

경기도, 인천, 부산 전국에서 모인 15명이었다. 어린이 8명, 어른 7명 소박한 인원이지만 가족처럼 여행시작이 좋았다.


레미제라블 공연시간이 다가왔다,


런던의 중심부, 유명한 손더하임시어터에서 오리지널 레미제라블 뮤지컬을 관람할 수 있다는 것은 설레는 일이 아닐 수 없다. 내가 런던에 따라올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운이긴 한데, 여기에서 공연장을 찾을 줄은 몰랐다. 극장 로비에 들어오기 전에, 뮤지컬 전용극장 대형곡면형 광고판 레미제라블 포스터를 바라보았다. 코제트가 익숙하다.

런던 손더하임 시어터

그런데 지금 영국 시간이 우리나라 새벽시간이다.

낮에 광장, 미술관이랑 다녀왔기 때문에 아이들은 피곤한 기색이다. 잠이 쏟아질 시간?

시차 적응이 안 된 상황인데, 마음은 레미제라블 앞에 가 있지만 눈꺼풀이 감길 것만 같았다.


아이들에게 이해를 돕기 위해서 레미제라블은 불쌍한 사람이란 뜻이야, 코제트와 장발 쟝이 나오거든, 영국극장에서 뮤지컬을 보는 거야. 등등


짠~ 극장 홀은 크지 않았고 아담했다. 우리가 앉아 있는 관람석은 중간쯤, 15명이 줄줄이 앉았다. 주체 측 선생님도 두 분, 웅장한 울림과 함께 뮤지컬이 시작되었다. 아뿔싸 영어 뮤지컬이네? 우리말로 해도 이해가 될까, 말까인데, 사실 레미제라블 내용은 프랑스혁명 주제라서 아이들에게는 무리라고 생각했다.


도레미파솔라시도~ 꾸벅꾸벅 졸기 시작했다. 웅장한 뮤지컬 소리에 깼다가 다시 졸곤 했다. 영국 본토의 뮤지컬을 제대로 감상할 기회를 준 것인데, 뭔가 시간대가 맞지 않았다.


영국 관람객들은 졸고 있는 우리를 쳐다보는 것 같았다, 안 되겠다 싶었는지, 학부모 한 분이 숙소로 돌아가자고 제안했다. 도중에 아이들을 모두 데리고 극장을 나왔다. 한국시간 새벽 3시였다.


요 부분은 주체 측이 시간대를 잘못 정한 것 같아서 아쉬운 부분이었다.


그렇게 런던에서의 아쉬운 뮤지컬이었다. 언젠가 기회가 되면 다시 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영화로 오래전에 보긴 했어도, 드디어 만났다. 런던 레미제라블 이후, 그해 10월에 내가 살고 있는 부산 드림시어터 극장에서 똑같은 레미제라블 뮤지컬을 보게 되었다.


<10년 만의 위대화 귀환, 뮤지컬 레미제라블 2023,10,15> 지구 반대편 런던이랑 부산이랑 그리 멀게 느껴지지가 않았다. 언어와 배우들만 다를 뿐 똑같은 내용의 뮤지컬이었다.


큰 딸은 티켓 두장(조금 비쌈)을 예매해 두었고, 아이들 없이 둘이만 보았다. 런던에서의 아쉬움이 해소되었고, 레미제라블을 더 이해하게 되었다.


<짧게>

장발장은 빵을 훔친 죄로 19년을 감옥에 살았다. 전과자라는 이유로 사회에서 배척받았고, 다시 주교의 은그릇을 훔쳤다가 용서받고 정직하게 살아간다.


장발장은 주교의 도움으로 시장이 되었다.

자베르경감는 장발장을 계속 추적한다. 장발장은 다시 감옥에 수감되었다가 탈출하여 숨어 살게 된다.


코제트 엄마 판틴은 장발장에게 어린 코제트를 잘 돌보아 달라고 부탁하고는 죽는다.

어린 코제트는 여관집에서 허드레 일을 하며 지내다 장발장이 구해준다.(뮤지컬에서 여관집 주인과 코제트 연기가 상당히 위트와 재미를 더 했다.)


자베르경감은 장발장이 자비를 경험하며 죄책감? 은 아닌 것 같고, 자신의 신념에 혼란을 느꼈는지 자살한다.

장발장도 코제트와 혁명전사 마리우스와의 결혼을 지켜보면서 마지막 생을 마감한다.


인간에게 근원적인 것을 묻고 있다.

인간의 죄와 구원, 사회적 불평등을 통해서 희망과 용서의 메세지를 전해주는 것 같다.


부산 드림시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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