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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생 좀 아는 언니 Dec 14. 2022

성장하는 독서와 치유하는 글쓰기

매일 한 뼘의 성장을 응원하며!

사람들은 누구나 아픔을 가지고 있다.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특히 어떤 사람들은 유난히 취약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작은 상처에도 위협을 느끼며 작은 상처들이 누적되어 치명적인 해를 입기도 한다.

이러한 사람들이 자기 치유를 위해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것이 책 읽기라고 생각된다. 나아가 책을 읽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글쓰기를 통해 자신은 물론 타인을 치유할 수 있다. 책을 읽은 사람은 글을 쓰게 된다. 책을 읽기 시작한 지 1년이 지난 지금, 아직은 짧은 글에 만족하지만 하루하루 조금씩 성장하며 긴 글로 풍성해지고 나만의 이야기가 있는 창조적인 글을 쓸 수 있으리라 믿는다.


작년 가을쯤이었다. 세상 풍파 다 겪은 40대 말 직장인이 하다 하다 내 뜻대로 돌아가지 않는 인생과 세상에 지쳐갈 때쯤 마지막으로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떠오른 것이 책 읽기였다. 직장인이다 보니 하루 2-3시간 정도 책을 읽어온 것 같다. 지난 1년 전과 비교하여 달라진 나의 모습, 나는 어떤 사람으로 변화하였는지 1년 된 시점에서 짚고 넘어가고자 한다.


'인생 마음먹기 달렸다'. '하기 나름이다'에서 알 수 있듯 마음은 우리의 삶의 방향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그런데 이 마음은 작동 원리를 모르고 방치하게 되면 쉬운 길로 가려는 경향성이 있다. 닦지 않으면 금방 더러워지는 거울과 같이 욕망이 이끄는 대로, 나의 어두운 그림자가 이끄는 대로 살아가게 된다. 생각은 멀리하고, 쉽게 판단하고, 회피하고, 포기하는 태도를 가진다. '내 마음 나도 몰라'를 외치며 자기중심적이거나 혹은 자기 비하를 동반한 비관적인 세계관을 가질 수 있다. 이전에는 나는 이러한 자기중심적 성향, 내 생각, 내 입장에만 함몰되어 합리적 생각을 하기 어려운 사람이었다. 그러나 책을 읽고 나서, 객관적으로 나를 볼 수 있는 능력이 생겼다. 인문학, 철학, 문학, 심지어 음악이나 미술 등 다른 예술 장르들에서도 나를 이해하는 법, 다른 사람을 이해하는 법, 세상을 이해하는 법을 깨우쳐나간다. 책을 읽으면 지식이 늘어날 뿐 아니라 자극에 민감해 지기 때문에 자신의 감정뿐 아니라 타인과 세계를 공감하는 감수성이 예민해지게 된다. 지성뿐 아니라 감성 지능을 스스로 키울 수 있는 가장 쉽고 안전한 방법이 독서다.


'아는 만큼 보인다'라는 말이 있다. 읽고 깨달으면 스스로를 위해 무엇이 옳고 그른지 판단할 수 있게 된다. 모호한 것들이 분명해진다. 내 생각과 감정과 행동, 다른 사람들과 세상 돌아가는 것이 이전보다는 설명이 가능해진다. 설명이라기보다는 이해가 넓어지는 것이 맞는 것 같다. '그럴 수 있지..' 예전에는 이해되지 않던 나의 생각, 타자의 행동들이 이해되는 포용력이 커지는 것을 느낀다. 꼬뚜리 잡고 싶은 마음, 탈탈 털어 치부를 드러내고 싶은 마음이 사라지고 중요하지 않은 것들은 넘겨버리는 여유가 생겼다. 이해할 수 없는 나의 마음, 도저히 용서가 안 되는 타인의 행동, 이런 모든 사람들이 뒤섞인 말도 안 되는 세상을 이해하고, 이로 인해 방해받지 않고 나로서의 삶을 살려면 튼튼하면서도 유연한 갑옷을 입어야 한다. 세상사 그냥 이루어지고 쉽게 되는 일은 없다. 책 읽기를 통해서 하루하루 쌓아나가면 어느 날 문득 달라져 있는 나를 인지하게 될 것이다.


나아가 책을 읽는데서 그치지 말고 글을 써야 한다고들 한다. 책 읽기와 글쓰기는 함께 해야 내면의 치유와 성장이 완성되는 것 같다. 수동적인 독서로부터 시작하여 궁극에는 능동적인 자기 창조의 글쓰기로 연결되어 진정으로 성장할 수 있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책 쓰기와 글 읽기는 덮어놓고 무조건 시작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오랜 시간 많은 사람들, 역사를 통해 검증된 방법이니 따질 것도 없지만 말이다. 책을 읽으면 생각이 많아지고 넘쳐흘러 저절로 쓰게 된다.


글쓰기는 자기표현이다. 내 생각과 있는 그대로의 나를 분출하는 동시에 인생 경험을 통한 통찰로 정제된다. 화가가 그림을 그리듯, 춤꾼이 춤을 추듯 자기를 표현한다. 원시적인 형태와 사회적인 의미를 두루 갖추면서 말이다. 무의식적으로 표현하지만 거기에는 나와 같은 사람들의 공감이 있고 나와 다른 사람들의 이해가 있다. 나와의 관계, 타인과의 관계를 통한 치유의 시작이다.


태어나서 지금까지 나를 표현하기 위해 무던히도 애써왔다. 그놈의 존재감.. 모든 사람들이 인정받기를 원하고 잘하기를 원하고 칭찬받기를 원하는 것은 존재감에 대한 열망 때문이다. 존재감의 근저는 타인에게 인정받고자 하는 마음이지만 스스로에게도 인정받고자 하는 내밀한 욕구가 깔려있다. 나를 가장 사랑하는 사람은 나 자신이고 나 자신에게 인정받고 싶어 몸부림치는 것이다. 마음 깊이 존재감이라는 야망을 품고 사회에서 이 리 치고 저리 치며 헤매었건만, 수많은 시행착오와 실패와 좌절로 점철된 성취 욕구는 진정한 삶의 의미, '나'를 찾고자 이제 내면으로 옮겨왔다. 그러나 삶은 내뜻대로 되지 않는다. 그것이 교훈을 통해 인간이 만들어지는 과정이다. 그래서 이제는 황야에 외치는 것이 아니라 내면에 굴을 파고 글을 쓴다. 거짓 없는 진솔한 모습으로 나와 세계를 탐구한다.


외상 환자가 수차례의 드레싱, 연고, 약물 등 치료를 받으며 찢긴 피부가 굳은살이 되듯 글쓰기를 통해 나를 치유한다. 나의 글들은 소독약이 되어 나의 상처를 후벼 파기도 하지만 결국에는 연고와 같이 새살을 만드는데 도움을 준다. 그것은 특별히 내가 스스로 이겨내는 자생적인 활동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세상에 홀로 선 자로서 의미는 결국 스스로 찾아야 한다.


치유를 위해서는 환자 자신이 먼저 질병을 인정해야 한다는 말을 한다. 정직한 대면이 필요하다. 부정과 회피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고 상태만 악화시킬 뿐이다. 나를 있는 그대로 대면하자. 그리고 그것을 글로 쓰자. 쓰다 보면 어느샌가 내가 원했던 나의 모습으로 달라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변화가 가능한 이유는 스스로 깊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인간은 이성적인 동물이기 때문에 순간 잘못 판단할 수 있지만 깊이 숙고하면 합리적 방향으로 생각의 길을 바로잡을 수 있다. 그래서 글을 쓰는 것이다. 글을 쓴다는 것은 다름 아닌 솔직한 자기표현이다. 자기 과시가 아니라 한 개인으로서 마땅히 나아가야 할 바를 새긴다. 내가 선호하는 인간상, 가치관, 삶에 대한 태도, 사회적 가치 등을 스스로에게 선언한다.


회피하지 않는 주인으로서의 삶을 독서를 통해 간접 경험하고 치유하는 글쓰기를 통해 자기화하는 것, 이것이 독서와 글쓰기를 통한 성장과 치유이다. 글 쓰는 것은 완료형이 아닌 진행형이다. 있는 그대로를 부끄러워하지 않는 겸허한 자세, 글쓰기와 함께 오늘도 한 뼘씩 성장한다. 오늘도 책을 읽는 시간은 나를 변화하게 만든다. 독서를 통해 세상은 참 살아 볼만하다고 적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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