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ffe and Conversation
인도는 한국인에게는 해외가 분명하고, 영어로 의사소통을 하며 일상생활을 하는 데 크게 불편함이 없는 나라 중 하나다.
영어가 모국어는 아니지만 영국 식민 지배의 영향으로 영어가 공식 행정언어로서 역할을 한 때도 있었고, 나라가 워낙 크다 보니(남한의 32배) 15개의 언어가 공용어로 인정받고 있기에 영어가 중간 매개체 역할을 하기도 한다.
외국에서 4년 여의 시간을 살아갈 기회가 주어졌을 때,
가장 먼저 욕심이 났던 것은 나의 영어 실력을 향상하고 싶다는 것이었다.
만나는 사람마다 인도에서 영어를 배우려면 어딜 가야 하는지, 괜찮은 어학원이 있는지 물었으나
이렇다 할 괜찮은 곳을 추천받지 못했었다.
그중 그나마 괜찮다고 들은 곳이 아이들 학교 영어 수업과 영국 문화원(British Council)이었다.
이번 학기에 아이들이 AES로 옮겨 적응하는 데 시간이 필요했으며, 하교 시간이 초등, 중등, 고등 각각 달라 엄마인 내가 하교 시간 조정을 위해 학교에 있을 필요가 있었기에
학교에서 영어까지 배워보기로 결정했다.
사실 인도에서 가장 많은 외국인을 만날 수 있는 곳이 학교이기도 했다.
원어민과 친구가 되는 것도 공통점이 있어야 하는데 같은 학교 학부모라는 연결고리가 있어 영어 수업을 통해 외국인 친구를 만들고 싶다는 욕심이 앞서기도 했다.
< American Embassy School 영어 수업 등록하기 >
학교 홈페이지 - Learning - Lifelong Learning
AES에는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페인팅, 도예, 발리우드 댄스, 바차타, 방그라와 같은 예술 프로그램을 비롯
요가, 수영, 줌바 등의 운동 프로그램,
영어와 힌디 클래스, 인도 역사와 문화, 탐조와 같은 인문학 프로그램이 있다.
그러나 아쉬운 건, 언어 프로그램을 제외하고는 대개 평일 하교 후 수업이라 아이들이 어려 엄마의 손길이 필요한 경우 수업 참여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나 또한 그런 이유로 영어 수업만 등록할 수 있었다.
탐조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지인의 말을 빌리자면,
새와 자연에 조예가 깊고 열정적인 선생님께서 수업을 잘 이끌어주셨다고 한다.
문화 행사, 체험 학습의 기회가 부족한 인도에서 AES 성인 교육 프로그램은 훌륭한 대안이 될 것이다.
AES의 영어 수업은 Cofee and Conversation - English Conversation Course란 이름으로 Level 1,2로 나워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레벨 테스트가 따로 있지 않기에, 본인이 초급 영어 구사자인지, 중급 영어 구사자인지 고민한 후 스스로 결정해 등록하면 된다.
마야 선생님이 수업을 모두 담당하고 있기에, 레벨 별로 커리큘럼이 크게 차이가 없다.
약간의 난이도 차이라고 하는데, 그보다는 함께 영어 수업을 듣는 사람들의 영어 구사력 차이가 조금 있을 것 같기도 하다.
이번 학기에 재미있었던 점은 초급자 코스에 대다수의 일본인이 몰렸고, 중급자 코스에 한국인이 몰렸다는 것이다. 레벨 테스트가 따로 있지 않은 상황에서 이는 국민성에 따른 선택이지 않을까 싶다.
영어 사용에 부끄러움이 많은 일본인은 초급자 코스를 선택하고, 좀 더 자신감이 있었던 한국인들이 스스로를 중급자라 생각하지 않았을까.
물론 이는 이번 학기만의 특징일 수 있고, 우연의 일치일 수도 있다.
한 학기에 course1과 course2로 나누어져 운영된다.
등록할 때, 두 코스를 다 신청해도 되고, 한 코스만 들어보고 괜찮은 지 파악한 후, 다음 코스를 또 신청해도 가능하다.
한 코스가 12회로 구성되어 있다.
마야 선생님께서 8년째 이 프로그램을 운영 중인데
한 코스에 인도 문화 체험을 위한 두 번의 점심 식사와 한 번의 field trip을 꼭 포함시킨다.
지난 course에서는 길거림 음식 체험을 위해 할디람스를 방문하고, 꽤 괜찮은 뷔페식 인도 음식점에 가서 많은 종류의 인도 음식을 맛볼 수 있었다.
또한 선생님 집에도 방문하여, 인도 중산층은 어떻게 사는지 일상을 엿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레벨 1, 2 학생들이 필드트립을 함께 가는 데, 새로운 사람들을 만날 계기가 되기도 하고, 인도 역사, 문화에 대해 배울 수 있는 좋은 시간이다.
지난 course에서는 후마윤의 묘 유적지를 다녀왔고, 이번 course에서는 올드 델리에 찬드니 촉 전통 시장을 방문할 예정이다.
지하철도 이용해 시장에 가서 자전거 릭샤를 타고 시장 구석구석을 구경한 뒤, 역사가 오래된 하벨리 호텔 식당에서 식사를 한다고 해 기대가 크다.
수업은 AES 학교 안 초등 Cafeteria에서 이루어진다.
우리 수업을 위해 수업 전, 빨간 체크 식탁보를 정성스레 깔아주시고, 화이트보드 칠판이 구비되어 있다.
수업이 8:45-11:00 오전에 이루어지다 보니, 초등 카페테리아에 다른 사람들은 거의 없고, 아이들 점심 준비를 위해 일하시는 직원분들이 간혹 테이블 세팅을 하기 위해 분주하시긴 하다.
수업의 이름처럼 수업 중간에 커피 휴식 시간이 있다.
아래층 임직원 카페테리아에서 음료나 빵, 간단한 조식 메뉴를 주문해 먹을 수 있다.
(우리 반에는 체코에서 온 최고의 baker 모니카가 집에서 구운 빵들을 자주 가져온다. 언제나 감사한 모니카!!)
임직원 카페테리아는 학교 타이거덴보다 가격적 메리트가 크다.
짜이가 18루피(296원), 아메리카노가 30루피(493원)이다.
인도식 조식 메뉴가 제공되는 데 얼마 전, vada & sambhar를 정말 맛있게 먹었다.
언제나 오늘 아침은 뭘까 궁금해서 기웃거리는데, 인도 음식이 궁금하다면 꽤 괜찮은 선택지가 될 것 같다.
수업은 학부모인 우리가 학교에서 만나는 아이 친구들 엄마와 주로 하는 대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자기소개 & Greeting을 통해 안면을 익히고,
주로 대화의 소재가 되는 요리, 음식, 레시피,
여행, 휴가
감정
병원, 병
에 관한 어휘력 향상과 대화 스킬 증진을 위한 커리큘럼으로 짜여있다.
학부모를 위한 수업이라 딱 우리 눈높이에 맞춰진 수업이라 커리큘럼이 도움이 된다는 점,
학부모들과 친해지는 만남의 장이 된다는 점,
인도 문화에 한 걸음 다가가는 기회가 된다는 점이
이 수업의 좋은 점이다.
다만 너무 큰 기대를 안고 가지는 않기를...
내가 모든 일에 실망하지 않고 만족하는 가장 큰 이유는
크게 기대하지 않고, 그 안에서 아주 작은 것들이라도 좋은 점을 찾으려고 노력하는
긍정적이고 낙천적인 성격 덕분이다.
어차피 지나간 일이고,
어차피 내가 바꿀 수 없는 일들이라면
그 안에서 감사한 점들을 찾아 감사해하기!
이 수업에서 내가 얻어갈 가장 큰 것은
수업에서 만난 소중한 인연
영어에 대한 작은 자신감
누구를 만나도 대화의 물꼬를 틀 수 있는 공감의 대화
그리고 내년 4월에 있을 우리 영어 선생님 아들의 인도 결혼식!!!!!!!!!!!
야호!! 나도 드디어 인도 결혼식에 간드아~
가서 맘껏 즐겨줘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