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 영어 수업을 마치고, 오후 초등학교 행사가 있었기에 4시간 반 정도 시간이 비었다.
누군가와 딱 밥 먹고 차 마시면 적당한 시간이건만, 그날따라 아무도 일정이 맞지 않았다.
집에서 뒹굴거리며 내 시간을 갖는 게 제일 행복한 집순이지만, 델리에서 집을 가자니 길에서 낭비할 2시간이 너무 아까웠다.
아껴두었던 인도 국립 박물관이나 여타 박물관, 미술관을 가면 좋겠지만 꼭 이런 날은 하필 휴무일인 월요일이다.
혼자 어딜 갈까 고민하다가 한국 지인들 선물을 사러 산투스티에 샨차티로 향했다.
고즈넉한 분위기 속에서 어떤 차를 고를까 고민하느라 여러 차도 시음해 보고, 예쁜 틴 케이스의 차를 잔뜩 사서 포장도 했다.
지인들에게 좋은 선물이 되기를.......
Santushti Shopping Complex دلهي
Panchsheel Marg, Chanakyapuri, New Delhi, Delhi 110003 인도
여유로운 티 타임을 갖고도 시간이 한참 남은 나는 이끌리듯 사로지니를 갔다.
월요일이면 조금은 한적하지 않을까 싶었던 건 나만의 착각이었다.
연말이 다가오고 있어 월요일도 상관없이 인도인이 가득했던 사로지니.
이 공간에 유일한 외국인인 것만 같은 기분. (실제 외국인은 한 명도 못 만났다.)
이 인파를 뚫고 한 발 한 발 내딛는 것도 엄청난 일이었다.
그 와중에 신생아 같은 아이를 안고 다니는 가족, 끊임없이 자기 물건을 권하는 길거리 상인, 음식 냄새, 사람 냄새
가방을 최대한 여미고, 어디가 어딘지도 모를 곳을 계속 걷기만 한 시간.
난 왜 아직도 원피스 가게를 찾지 못하는가.
사로지니가 벌써 몇 번째인데, 인파에 떠밀려 걷다 보면 내가 어딨는지, 가게는 어딨는지 방향감각을 상실하고 헤매기 일쑤다.
골목골목을 다 누비고 다녔지만 나의 원피스 가게는 결국 찾지 못했고, 난 아무것도 구매하지 못했고, 아무것도 먹지 못했고, 기사와 겨우 접선해 이 혼돈의 거리를 벗어났다.
그럼에도 이 엄청난 인파 속에서 걷는 시간을 즐기는 건 그 무엇보다 이국적이고 신기한 경험이기 때문일까.
조금은 긴장하고, 조금은 피곤하고, 조금은 들떠있는
이상한 나라에 와있는 것 같은 느낌 때문일까.
망중한의 티타임과 혼돈의 사로지니가 대비되는 혼자만의 델리 투어!
다음엔 꼭 원피스 가게를 찾아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