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ES 교정에서는 종종 북페어가 열린다.
교정 가득 책들이 전시되어 있어 보는 재미가 있다.
인도의 원서 비용은 한국에 비하면 저렴하다.
한 달에 20-30만 원 가까이 영어책을 사기 바빴던 한국에 비하면 더 부지런히 영어책을 사야 하는 게 인지상정이지만 사실상 인도에 와서 영어책 구입 비용은 0에 수렴한다.
학교 도서관에 가면 영어책이 한가득인 데다, 수량 제한 없이 3주나 대여할 수 있으니 절실함이 줄었다.
더구나 인도란 낯선 환경에 적응한다고 애들의 독서시간이 현저히 줄었고, 책을 읽더라도 한글책에 더 몰입하는 지라 나 또한 영어책 읽기를 독려하지 못했다.
한국에서는 영어책을 못 구해 안달, 인도에서는 한글책을 못 구해 안달...
참 아이러니다.
어쨌든 최신간, 베스트셀러 책들을 직접 펼쳐보고 구경할 수 있는 기회가 되니 혼자 신이 나 북페어를 서성였다.
지식책들도 꾸준히 읽어 비문학에 대한 접근성을 높여야 하는데, 문학 취향인 딸들에게 지식책을 들이밀기가 쉽지 않다. 한글책으로 잘 챙겨보았던 시리즈가 눈에 띈다.
큰아이 취향의 판타지가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영어 만화책은 글 책 보다 쉽게 읽을 수 있지.
요즘은 텍스트북을 만화로 옮긴 책들이 많아졌다. 다양한 경로로 내용을 읽을 수 있는 건 좋은 일이다.
재밌는 책들은 점점 많아지는데, 아이들이 책을 읽는 시간은 점점 줄어들어
이 책들이 그림의 떡이 되어가는 현실은 좀 슬프다.
이제부터 집중해서 책을 3년만 미친 듯이 읽어대면 좋을 것 같은데, 7시 반에 집에서 나서서 6시에 집에 들어오는 현 스케줄에서는 독서 시간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
고등 아이를 보면
초등 6년간 미친 듯이 읽었던 책들이 사고를 확장해 주고, 분석력과 사고력을 키워줬던 근간이 되었다.
사실 중등, 고등 때 읽는 책들이 고차원적인 사고를 할 수 있도록 하는 진짜(!) 책들이지만 핸드폰을 손에 쥔 그 순간부터 미디어가 아닌 독서를 한다는 건 참 쉬운 일이 아니다.
아직은 초등인 딸들이 사춘기가 오기 전, 더 너른 독서의 세계에서 헤어칠 수 있도록
독서에 좀 더 정진할 수 있도록 당근과 채찍을 제시해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