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안한 나의 집이건만 인도의 열악한 환경을 반영한 현실은 눈 감고만 지낼 수는 없다.
내가 할 수 있는 한에서는 최선을 다해 여러 방법을 강구할 수밖에.
수전에 연결해 놓은 듀벨 필터가 끈적일 정도로 변색되었다.
도대체 이 수돗물의 정체는 무엇인가.
샤워기에만 3개의 필터를 통과하는 시스템을 구축했건만, 그 물을 믿고 써야 하는지는 미지수이다.
작년 한 해, 장염이 끊이질 않아 고생이 많았다.
5월엔 그나마 맥주 한 잔 밖에 안 되는 주량으로 술을 끊었고,
위염 진단을 받고 새해를 맞아 커피를 끊었다.
그리고 인도로 돌아온 2025년 새해,
양치를 생수로 하기로 결정하고, 옥수수와 작두콩을 섞어 물을 끓여 마시기로 했다.
거짓말처럼 장염이 사라진 지금.
나는 인도에 적응을 한 것인가. 나의 여러 시도가 내 몸에 잘 맞았던 것인가.
아무튼 장염 없는 인도는 꽤 견딜만하다.
물에 이어, 인도의 큰 문제, 공기 오염.
겨울철 인도에선 창 밖 세상이 사라진 걸 심심찮게 발견할 수 있다.
가시거리 0m를 체감할 수 있는, 나의 현실.
사진에 잘 담기지 않았지만, 이 날도 하늘이 뿌옇고 주위가 스모그로 둘러싸여 있었다.
엄마가 정성스레 싸주신 밑반찬.
인도에서 1년 보내며, 울 아이들은 밑반찬, 김치도 안 좋아하고, 국, 찌개도 안 좋아해.
닭고기를 좋아하니 그나마 척박한 인도에서 먹고살기 적절해서 괜찮아~라며 단품 요리로 연명했는데,
그게 아니었나 보다.
한국에 다녀온 우리 아이들은 매 끼니 다양한 국, 찌개를 즐기고, 김치와 밑반찬을 꼬박꼬박 먹으며 입이 터져서 뭐든 맛있다고 밥양이 늘었다.
반성한다! 엄마의 무지를...
한국 가기 전부터 슬금슬금 시작했던 남편과의 새벽 테니스 레슨.
아직도 컴컴한 어둠을 뚫고, 남편과 단둘이 테니스 채를 휘두른다.
운동 신경이라곤 없는 내가 요즘 인도 때문인지, 운동광 남편 때문인지
자꾸 새로운 운동을 배우고, 꾸준히 운동을 하고 있다.
이런 내가 새삼스러우면서 고, 기특하고,
성실한 모습에 감탄하면서도 몸이 쑤시고 복잡한 마음이다.
다만 매일 조금씩 성장하는 나의 모습이 신기한 건 극명하다.
꾸준함에 장사 없구나.
요즘 셋째 딸은 혼자 끄적이는 시간이 늘었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혼자 명언 노트를 만들어 위인의 말이나 책 속의 좋은 글귀를 적는다.
신기한 녀석.
3월 이탈리아 여행을 앞두고, '아는 만큼 보인다'며 이탈리아, 서양미술사, 건축물에 대해 잘 알아야 할 거라고 이야기를 살짝 했더니 혼자 책을 보며 정리를 시작했다.
적으면서 책을 읽느라 시간이 오래 걸리는데, 큰아들 육아할 때는 저 시간들이 지지부진해 보이고, 더 많은 양을 더 빨리 읽는 게 나은 일이라 생각해서 권하거나 독려하지 않았었다.
이 녀석에게도 적는 게 남는 거라는 이야기 같은 건 하지 않았는데, 성향상 적는 걸 좋아하나 보다.
단점은 아는 게 많아질수록 가고 싶고, 보고 싶은 게 많아진다는 것.
그에 반해 우리의 이탈리아 일정은 딱 학교 봄방학 기간에 한정되어 있어 그리 길지 않다.
엄청난 일정을 우리의 일정에 구겨 넣느라 1일 1 도시를 구경할 지경이다.
하드코어 고생길을 자처하는 우리 가족의 유럽, 이탈리아 여행기가 얼마나 힘들지 시작도 전에 벌써 걱정이 앞선다. (그러면서 동시에 기대가 큰 나는 이상한 성향...ㅋㅋ)
새해에 5학년이 되는 셋째가... 혼자 적는 독서기록장
대리석 바닥에 난방이 없는 아파트라 실내화를 신지 않으면 뼈가 시린 추위가 온몸을 휘감는다.
실내화를 내 몸인양 꼭 신고 다니는데, 새벽에 일어나 실내화를 아무리 찾아도 한 켤레도 없다.
굳게 잠긴 큰아들 방에서 나중에 발견된 실내화 더미.
큰아들이 그 나이를 먹고도 장난기를 잃지 않아, 참 좋다. ㅎㅎㅎ
우리의 인도 입국 1주년.
직접 구운 바스크 치즈 케이크와 잔뜩 차린 손님상으로 함께 축하하는 우리.
일 년간 다들 고생 많았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느라, 영어를 익히느라 각자의 자리에서 수고했어, 모두들...
새 학기도 시작!!!!!
3주 방학이 끝나고 2학기 시작이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