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행들이 도착하는 날, 서핑보드 수업을 일찍 끝내고 일행들을 픽업하러 공항에 도착했다. 날씨가 무척이나 화창해서 여름과 같았다. 입고 온 니트가 너무 더워 벗어버리고 반팔로 다녔으니 말이다. 불과 어제만 해도 바람이 쌀쌀했는데 말이다. 섬이 일행들을 맞이하는 듯했다. 공항은 단체여행객으로 북적북적했다.
헐레벌떡 점심식사를 하러 떠난 곳, 분명 정상영업이라고 했던 가게는 모두 문이 닫혀 있었다. 살짝 당황한 우리. 그럼 뭐 어때, 기분 좋게 사진이나 찍자~ 어딘지도 모를 항구와 예쁜 현무암 돌담을 배경으로. 제주도의 맑은 하늘과 아름다운 주변 환경은 어디서 사진을 찍든 간에 그림 같았다. (이후에도 우리는 분명 네이버 지도앱에서 정상영업이라고 표시되어 있었는데 문을 닫은 가게를 자주 목격하였다. 문을 열고 싶을 때 여는 것일까? 자유로운 영혼들... 경제적으로도 매우 자유로운 이들이 분명했다...)
다음으로 향한 곳은, 나의 전 직장동료가 추천해 준 맛집. 전화로 문은 열려 있는 것을 확인하고 갔으나, 아뿔싸... 노키즈존... 이렇게 우리는 여행 첫날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중요한 교훈 두 가지를 얻었다. 매장이 열려있는지, 노키즈존인지 반드시 확인할 것!
에라, 맛집은 됐고... 아무 데나 가자!
"돼지고기 어때?"
"좋아~" x2
식사를 마친 후 우리는 협재 해수욕장으로 향했다. 노을이 참 예쁘게 지는 곳이다. 작년 여름, 나의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노을을 목격한 곳으로 제주도를 방문할 때 한 번은 꼭 들르는 곳이다. 나 홀로 한라산 등산을 마치고 해수욕을 하며 바라보는 노을은 마치 나의 옆에서 잔잔한 빛으로 나와 함께 수영하는 듯했다. 잔잔하고도 풍부한 그 빛은 아늑한 해수욕장을 가득 채우며, 고단했던 나의 하루를 위로했었다.
아름다운 협재의 노을과 제주의 자연을 만끽하니 드디어 우리가 제주에 한달살이를 하러 온 것이 실감 나는 듯했다. 그동안 각자 고생했던 짐은 모두 훌훌 털어버리고 행복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