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의 바닷가 앞 오두막집 2층에서 엄마와 밤을 보낸 적이 있었다
파도 소리는 거칠었고, 허름한 오두막은 바닷바람과 파도에 대답하며 조금씩 흔들려 우리를 잠 못 자게 했다
20년이 지나도 잊지 못하는 건, 그때의 불안이 두렵기도 했지만, 신선했던 이유이다
그리고 오늘 우리는 동해 바다 앞에 차를 대고 밤을 보냈다 지난밤의 슬픔에 갈 곳을 잊고 선 것이 바다 앞
영하 7도의 날씨에 밤새 파도는 무섭게 몰아치며 바람은 우리의 잠자리를 흔들었다
뒤척이며 몇 번 깨다 보니 어느새 새벽이었다
아침 7시 반, 수평선 구름 위에서 금빛 실이 반짝이고 우린 목적 없는 염려에서 해방된 날을 맞이했다
자연은 내게 말한다 걱정도 불안도 염려도 그만두라고
시간이 지나면 그 모든 것도 파도가 덮듯이 다 사라질 거라고
어젯밤의 괴로움도 피로도 싹 가져가겠다고 이야기했다
나의 태양은 늘 떠오르고 있었다 내가 감각하지 못했을 뿐
뜨거운 태양을 내 가슴속에 넣었다
하늘은 불타오르고, 바다는 연기를 내었다 아침 바다는 그렇게 강렬하게 삶의 의지를 내뿜는 듯했다
부정과 긍정이 함께 가는 삶을 그런대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어젯밤의 피로와 슬픔은 오늘의 태양으로 또 내게 힘을 얹어 준다
살다 보면 얼마나 많은 일들이 생길까 내 안의 욕심도 슬픔도 기쁨도 자연스러운 자연의 변화처럼 받아들이고 이해하는 것을 되풀이하다 보면 그만두는 날이 올 것이다
#해방의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