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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최집사 Aug 23. 2023

고양이를 키우고 싶다는 친구에게

짧은 일기 1

이전부터 장난처럼 '고양이 키우고 싶어!' '나만 없어 고양이!'를 외치던 지인들에게 '절대 함부로 반려동물을 키우면 안 돼'라고 만류했던 나. 유자가 떠나고 나서는 더더욱, 반려동물을 갖고 싶어 하는 주변인들을 말리고 있다. 반려동물과 함께 하는 삶, 가족을 맞이한다는 선택에 얼마나 큰 책임과 고통이 따르는지 알기 때문이다.


유자가 투병하는 3년 동안 유자의 병원비는 거진 차 한 대 값이 된다. 유자에게 들인 시간과 돈을 알면, 선뜻 그 책임을 기꺼이 지고 반려묘를 기르겠다고 다짐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 사실 영원히 함께 할 수만 있다면, 기꺼이 시간과 돈을 들일 수 있을 것 같다. 문제는 이별이다. 정해져있는 이별.  


길면 20년 짧으면 7년(유자처럼). 이 시간은 함께 하기에는 너무나 짧고 이별의 아픔을 줄이기엔 너무 긴 시간이다.  만약 고양이들을 가족으로 받아들일 때, 고양이들과의 이별의 아픔이 얼마나 클지 알았다면 선뜻 가족이 되기로 결심하지 못했을 것이다. 라고 쓰고 조금 생각해보니. 그 아픔을 알지만, 만약 돌아가서 유자와 가족이 될지 말지 결정을 한다면 단 1초도 망설이지 않고 유자와 가족이 될 것이다. 


사랑하는 나의 유자



유자와의 추억, 펫로스에 대한 이야기. <떠난 자리에 남은 것>

매주 수요일에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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