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글 구려 병에 걸렸을 때

주간 작업회고 (2026년 1월 1주)

by 글쓰는 최집사


♥지난 수요일부터 이번 화요일까지의 업무를 되돌아보며 주간 회고를 매주 수요일에 업로드 합니다.

♥해당 주간 회고 양식은 <내 일을 위한 기록>의 저자 기록자 '단단'님의 주간 회고 방식을 참고했습니다.





누구를 만나고 어떤 일을 했어?

12/31 폴댄스 수업

1/1 엄마 생신파티

1/3 시아버지 생신파티

1/4 폴댄스 수업

1/6 폴댄스 수업

-그 외의 시간에는 연극 대본 작업 집중



무엇을 배웠어?

"연휴 끝, 일상 재시동"


새 해에는 기록 리츄얼을 회복하는 것을 제 1목표로 삼았고, 첫 한 주는 꽤나 잘 지켜왔다. 특히 올해는 단순히 감정일기가 아니라 하루 일지를 쓰는 습관을 들이기 시작했는데, 주간 회고를 하는 것 만큼이나 의미있는 기록이 되고 있다. 오늘 하루에 있었던 일과, 그 일들 가운데 나의 감정, 새롭게 알게된 나의 모습에 대한 질문을 마주하면서 하루를 점검하게 되는 효과가 있다. 기록 리추얼을 다시 가져가야겠다고 생각했던 것도, 기록이 없으니 하루하루가 그냥 스쳐지나가버리고 마는 게 아쉬워서였다. 확실히 기록을 하게 되면 기록을 하기 위해 회고를 하는 과정이 있고, 결과물로서 기록도 남기 때문에 추후에도 다시 한 번 회고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바쁘다는 핑계는 그만 대고 앞으로도 쭉 해 나가 봐야지.


우리 부부의 연말연시는 언제나 양가의 경조사로 바쁘다. 엄마의 생신과 시아버님의 생신, 엄밀히 말하면 우리 외할머니 생신까지 연달아 있다보니. 올해는 유독 엄마 생신이 너무 빠르게 돌아오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만큼 2025년이 빠르게 흘러가버린 것도 맞겠지만, 엄마가 늙고 있다는 생각이 크게 들었다. 언제나 나에겐 젊은 엄마였는데. 엄마가 늙고 있다는 건 나도 늙고 있다는 뜻 허허.


매번 부모님의 생신을 챙기면서 느끼는 점은, 효도가 참 별게 없다. 드라마 <폭삭 속았수다>에서 나오는 금명이의 말처럼, 많이 받고 별거 아닌 걸로 퉁치는, 세상 불공평한 사이가 부모자식 관계다. 그냥 내가 찾아 가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좋아하시니까. 더 해드리고 싶은데 그러지 못 해서 속상한 건 나의 아쉬움이고, 부모님은 더 바라시지 않는다. 부모님의 나이듦이 체감될 수록, 어렵지도 않은 효도 열심히 해야겠다는 다소 뻔한 다짐을 하게 된다.



어떤 감정을 느꼈어?

"내 글 구려 병에 걸렸지만"


이번 주 내내 연극대본을 집필하면서 당연하게도(?) ‘내 글 구려 병’에서 헤어나오질 못 했다. 언어가 고갈되었다고 느낀다. 스스로도 깊이가 부족하다고 느낀다. 인풋과 아웃풋을 동시에 해내기 위해 최근 독서에도 열을 내는 중이다. 미미하게나마 효과가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작업은 재미있다. 재미있는 소재라고 생각하고, 스스로도 흥미로운 이야기다. 하지만 작업 전체의 과정에서 느껴지는 즐거움보다, 쓰는 순산의 고통이 더 크게 다가 오는 건 사실이다. 가족 경조사로 인해 본의아니게 신년 연휴를 맞이하면서 일주일의 절반 정도의 날들 밖에 작업에 집중하지 못 했지만, 하루에 길게는 7-8시간 씩 대본을 쓰면서 내내 괴로웠다면 내가 뭔가 잘못 가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떨칠 수 없었다.


하지만 스스로 다짐하고 약속한 부분이 있다. 첫째, 초고는 원래 쓰레기다. 둘째, 고친 만큼 나아진다. 셋째, 결국 공모를 제출 하지 않더라도 일단 쓰기는 다 쓴다. 난 이 세 가지를 생각하면서 버틴다. 결국 쓰지 않으면 작가가 아니라는 것을 알기에. 똥이든 무엇이든, 써야지. 버티면서 써야지.


지난 일주일 간 읽은 소설이 한강의 <희랍어 시간>과 성해나의 <혼모노>. 이번 주 내에 둘 다 완독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새삼 좋은 이야기꾼들이 참 많다. 내가 굳이 글을 써야 할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하지만 작년에 참 좋게 읽었던 산문집 <고요한 읽기>에 나오는 말 처럼, 좋은 작가는 다른 좋은 작가로부터 나온다고, 이 좋은 이야기꾼들과 이 좋은 이야기들이 나를 성장시켜주리라 믿는다.



다음 주는 어떻게 살고 싶어?

"작업 환경의 점검이 필요한 때 ”


폴댄스 수업이 갑작스럽게 많이 생겨서 체력적으로 부담스럽다. 이럴때일수록 주객이 전도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는데, 남은 한 주도 생활과 일, 몸과 마음의 밸런스를 잘 챙기고 싶다.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며, 작업할 때 몰입하고, 몸을 쓸 때 현명하게 쓰는.


작업의 집중력이 너무 떨어진다 느껴져 스터디 카페 25시간권을 끊어놓았다. 카페도 하루 이틀이지, 시끄러운 소음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다 보니 영 집중이 어려워서 내린 결정. 집중을 잘 할 수 있는 환경을 다시 한 번 고찰해보고 찾아가보는 한 주가 됐으면 한다.



▶이번 주의 사진 한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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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드는 카페에서 좋아하는 애니메이션을 발견했을 때의 기쁨이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