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사보다 조사가 더 많아지는 삶

주간 작업 회고 (3월 5주)

by 글쓰는 최집사

누구를 만나고 어떤 일을 했어?

25(수) 폴댄스 수업 / 친구랑 점심식사

26(목) 폴댄스 수업 / 창작미팅

27(금) 폴댄스 수업

29(일) 폴댄스 수업

30(월)-4/1(수) 가족상



무엇을 배우고 무엇을 느꼈어?

"경사보다 조사가 더 많아지는 삶"

최근 인상깊게 본 ‘고독사’를 다룬 일본 드라마 <혼자서 죽고 싶어>에서 39세인 주인공이 독신으로서 앞으로의 미래를 그려보는 장면에서 이런 대목이 나온다. 지금까지의 인생은 탄생과 성장, 취업과 새로운 만남들과 같은 기대감과 행복을 주는 일들이 대부분이었다면, 남은 날들은 나의 낡음과 그에 따른 건강 문제, 부모님의 죽음, 나의 죽음까지, 온통 암울하고 버거운 일들만 남았다고. 아직 30대 초반인 내가 완전히 공감할 수 없을지 몰라도, 최소한 나이를 들면서 경사보다 조사가 많아지고 희망보다는 슬픔과 아픈 날들이 기다리고 있음은 확실하다.

지난 월요일, 3월을 보내고 4월을 맞이할 준비를 하던 나날 속 갑작스럽게 시댁 할머니의 부고를 전해 들었다. 하필 월욜 새벽 갑작스러운 위경련으로 잠을 제대로 자지 못 했고, 눈뜨자마자 병원에 가서 약 처방을 받고 추가 검진을 기다리던 찰나였다. 검진을 미루고, 일단 집으로 가서 급하게 집을 챙겼다. 강원도 정선. 장례 중간에 서울을 왔다 갔다 하기에는 무리가 있는 거리였기에 수요일까지의 모든 일정을 취소해야 했다. 학원에 양해를 구하고, 미팅을 취소하고, 가장 빠른 열차를 예매해 남편이 있는 원주로 갔다. 원주에서 남편과 함께 정선으로 향했다.

나의 경우 작년에 친할아버지까지 소천하신 후, 외할머니 한 분만 계신다. 남편 쪽의 경우에는 양가 할머니가 다 계셨는데, 두 분 다 90이 넘는 연세셔서 ‘이제 작별이 머지 않았구나’ 라고 어느정도 예상이 되던 상황이긴 했다. 그럼에도 이별은 언제나 갑작스럽고, 언제나 버거우며, 아무리 겪어도 덜 아파지지 않는다. 이번 3일간의 장례식 동안 계속해서 이별에 대해 생각했다. 이제 내가 일고 지내는, 내가 사랑하는 모든 존재와는 이별만이 남았구나. 고인은 결혼 후에 몇 번 얼굴을 뵙고 인사를 드린 게 전부이긴 했지만, 남편의 어린 시절에 지분을 가진 어른이셨다. 결혼하고 고운 이불을 혼수로 드렸을 때 기뻐하시던 얼굴이, 나의 할머니 겨울 조끼를 사면서 시댁 할머니 생각이 같이 나서 선물해 드렸던 기억이, 조금씩 기억력이 희미해지셔서 퍼즐놀이를 하시던 모습이 스쳐갔다. 나 역시 외할머니 손에 컸고, 외할머니와 각별한 사이인만큼, 고인의 손자 손녀들이 슬퍼하는 모습을 보면서 눈물을 참기 힘들었다.

삼십여년의 인생이 길지는 않지만, 꽤나 커다란 이별들이 있었다. 아끼던 친구의 죽음, 나를 키워주신 외할아버지의 죽음, 사랑하는 고양이 유자를 떠나보내던 날들이 여전히 내 가슴 깊숙한 곳에 흉터처럼 남아있다. 내 주변에 있는 이 소중한 사람들이 모두 그렇게 떠나겠지. 내가 떠나든, 이 사람들이 떠나든, 어찌됐든 우린 모두 이별을 하게 될 것이다. 우리가 준비할 수 있는 건 그 이별들을 아무리 준비하고 마음을 정리해도 여전히 슬프고 고통스러울 것이라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 뿐이다.

4월 1일, 장례를 마치고 서울로 돌아오자 눈 앞에 펼쳐진 벚꽃 거리를 보며 왠지 눈물이 핑 돌았던 순간 이 모든 슬픈 일들이 다 거짓말이었으면 하는 바보같은 생각을 했다. 앞으로 수많은 이별이 다가올 것이라는 생각에 조금을 슬퍼지고 막막해지는 한 주였지만, 반대로 그렇기 때문에 지금 눈 앞에 있는 인연들과의 시간을 소중히 여겨야 한다는 생각 또한 하게 됐다.



다음 주는 어떻게 살고 싶어?

-약속의 4월이 시작되었다. 한 개의 트리트먼트와, 두 개의 대본을 완성해야 하는 빠듯한 일정이다. 한 주의 시작부터, 시간 분배와 체력 안배를 잘 해서 지치지 말고 달려보자.

-4월에 새로운 루틴으로 5분 명상을 가져가보고자 한다. 아침에 눈 떠서 QT후에 5분, 잠들기 전에 5분. 하루를 열고 닫을 때 조용히 나만의 시간을 가지며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져보자.



▶ 이번 주의 사진 한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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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은 보기만해도 마음이 몽글해지는 무언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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