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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최집사 Feb 13. 2020

<고양이의 온도>는 잠시 휴재합니다

지난 일요일, 저희 고양이 중 막내 유자가 갑자기 밥을 먹지 않고 기운없이 쳐져있기 시작했습니다. 

그 전날 밤까지만 해도 사냥감을 보며 날아다니고 엄마, 오빠랑 간식으로 신경전을 벌이던 아이가 하루 아침에 변해버린 모습에 급히 병원을 찾았고, 심장벽이 점점 두꺼워지는 병인 심근비대증을 앓고 있다는 판정을 받았습니다.


아무리 고양이가 자기 아픈 걸 감쪽같이 숨기는 생명체라고 하지만 하루아침에 아이가 이렇게 달라지다니. 게다가 불치병에 걸리다니. 아이 상태가 위중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이번주 내내 저희 가족은 유자와 이별 할 마음의 준비를 하느라 어떤 일상생활도 하지 못했습니다.


아이는 응급처치를 받고 나서 상태가 안정되었지만, 여전히 이번주 내내 어떤 음식도 거부하고 있습니다. 오늘로 벌써 4일 이상을 꼬박 아무것도 먹지 않았네요. 

강제 급여를 하다가 호흡 곤란이 오면 쇼크사 할 수 도 있다는 말에 입에 음식을 넣어 주는 일도 쉽지 않고, 하루하루 기력은 떨어지고 숨은 가빠지고...


하루아침에 고양이 별로 떠날 준비를 하고 있는 아이를 보며, 당분간은 고양이에 대한 어떤 글도 쓸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아이 돌보는 데 집중하고, 마음을 추스르고 다시 <고양이의 온도>로 인사드리겠습니다.


<고양이의 온도>를 다 연재하고 난 뒤에는 저희 집 삼냥이와 함께 하는 일상을 글로 옮기고자 했는데, 우리 예쁜 유자의 이야기를 전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이런 생각을 하니 눈물만 나오네요.


<고양이의 온도>를 사랑해 주시는 모든 작가님들께 감사드리고, 곧 다시 씩씩하게 글 쓰러 돌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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