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히

by 박지영JYP

내가 몸담고 있는 영어톡방에는 6명의 회원들이 있다. 운영된 지 한 6년 정도 된 것 같다. 내 또래도 있고 나보다 꽤 연상이신 분들도 계시다. 직접 뵙지는 않지만 톡으로 공부한 것을 쓰고 녹음해서 올린다. 며칠 전 친한 언니가 관심을 보여 초대를 했는데 열흘 만에 탈퇴하셨다. 학창 시절에도 영어가 힘들었는데 뒤늦게나마 만회하려 했더니 여전히 어렵다고 하셨다.

언니는 몇 년 후 산티아고 순례를 계획 중이시다. 버킷리스트에 담아놓고 그날이 오기를 꿈꾸고 계신다. "그러려면 안 되는 영어라도 조금이나마 훈련하시면 좋을 텐데" 하는 아쉬운 마음이 들지만, 내가 수포자였다는 걸 생각하면 이해가 간다.


톡방 회원 중 한 분이 이번에 인도여행을 다녀오셨다. 그분의 허락을 받고 그분이 보내신 톡을 소개해본다.

ㅡ저는 학창 시절 빼고는 돈 주고 영어공부를 해본 적이 없습니다. 60대 후반에 한 2년 정도 1주일에 1번 정도 스터디멤버 2~3명 이 영문소설 읽고 해석하다가 사정이 생겨 해체되었고 여기서 쭉 공부해 온 게 다입니다.

이번 인도여행에서 인도 입국비자 쓰는 거 솔직히 쉽지 않았어요. (엄청 까다로움)

그런데 4명 것 제가 다 썼고 입국심사 때 묻는 것도 다 들렸어요. 서툰 영어를 듣고 다들 "영어선생님 했었어요?" 하고 묻더군요.

제때 필요한 말이 긴 문장은 아니지만 슬 술 나오더라고요. 못 알아들어서 헤매는 일행 분들것까지 대답을 대신해 주었답니다.

꾸준히 반복한다는 거 정말 중요합니다.

여행이 더 신바람 나고 물건 사는 것, 주문하는 것, 심지어 깎는 것까지 거침없이 할 수 있었어요

오빠(85세) 앞에서 제 어깨의 뽕이 뽕뽕

올라갔습니다 ㅋ

우리의 이 공간이 얼마나 귀하고 값진 곳인지

느끼는 순간이 어느 날 옵니다.

우리 멤버 모두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


ㅡ이 분은 굉장히 성실하시고 꾸준하신 분이다. 오랜 세월 동안 참으로 열심을 다하고 계신다.

그분의 실제 성공사례를 읽으면서 뿌듯하고 자랑스러웠다. 그리고 나도 자연스럽게 동기부여가 되었다.


뭐든 꾸준히 하면 안 될 일이 뭐가 있으랴.

되든 안되든 하다가 지치면 잠시 쉬어가더라도

잡은 손 놓지 않고 가다 보면 어느새 나도 모르는 신세계를 경험하리라 믿는다.


쓰는 일도 그럴 것이다. 그낭 써야겠다. 잘 쓰든 못 쓰든 한 줄이든 한 페이지든 그냥 써야겠다.

잠시나마 게을렀던 일상을 정리한다.


그 정리가 세속적인 결실을 바라는 욕심으로 채우는 것이 아니기를... 나를 온전히 비운 곳에 오래오래 머물다가 비워진 내 마음 그대로가 일구어낸 꽃밭에 작은 들꽃으로 남기를...

하여 그 꽃향기로 인해 가벼워진 내가 행복하기를...

'꾸준히'라는 단어가 일깨워준 오늘의 열매다.

커피 한잔 앞에 놓고 이 글을 쓰며 나는 웃고 있다. 딸이 왜 웃느냐고 묻는다.

"글을 쓰니 행복해져서..."

내 대답에 딸도 웃는다.

엄마가 행복하니 딸도 행복하단다.

작가의 이전글환상통 / 김신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