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지대

by 박지영JYP

안전지대 / 박지영


가끔 생각해요

기분 좋아지는 약이 있으면 좋겠다구요

간밤에 마신 감기약으로 기침도 멎고 콧물도 멎었어요

멎을 수 있도록 돕는 일 신비하지요

멈추는 것에 대해 생각하다가 마음을 멈출 수 있다면

웃음을 멈출 수 있다면 딸꾹질을 멈출 수 있다면...


당신의 *조커는 잘 지내나요

한 번도 행복한 적 없다는 그의 대사는 웃겨요

웃고 있는 그를 보는 건 더 웃겨요

혼자인 게 지병인 걸 나만 눈치챘나요


창문은 입술의 다른 이름이죠

웃음이 바닥을 칠 때 창문을 열어야 해요

입술을 열어서

붉은 꽃물로 입 끝을 올려주듯 말예요


창문을 열면서, 입술을 올리면서

기분이 무릎까지만 올라오기를 기도합니다


소리 내어 웃는 건 위험하지요

사람들이 몰려와 웃는 얼굴을 끌고 갈지 모르지요


오늘은 한 번도 웃지 않은 운 좋은 날

친구 파티에서 눈물주 한 잔 마셨죠

가설무대 커튼이 오르고

눈알 뺏긴 참치가 노래를 했죠

수정체 닮은 조명이 번쩍이고

우리는 마음껏 울었지요


웃지 않아도 되는 나의

이제 안 웃어도 되는 방에 있어요


감기약 먹고 푹 자려구요

*조커-2019년 작 스릴러 범죄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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