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X / 박지영
꼭대기에서는 전지적 시점이 된다
바람 서늘했던 저녁
팔락이며 유영하는 비행체를 보았다
때마침 지나가던 사람들의 날것이 그것과 부딪혔을 때
실은 섞이기 위한 몸부림이었다는 걸
그 누구도 모른다
상처 난 아름다운 날개와 터져버린 옆구리에 대한 기사가
연일 뉴스에 안 나오고
전지자는 버튼을 눌러 티브이를 끈다
울부짖는 사람들의 영혼이 새가 되어 날아간다
어디만치 가 닿다가 거꾸로 처박히고
다시 살아나 어딘가에서 맴돈다
가버린 아름다움을 잊기엔 미쳐버릴 아픔들이 소복이 쌓인다
그리고
살아있던 날개가 살아가던 사람들과
심장을 섞고 뼈를 나누어서야
그들과 하나가 되어 꼭대기에 머문다
벽은 고공비행 하는 것을 이길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