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돌한 항변 / 박지영
별명이 울림소리 또는 흐린 소리다
목청을 떨어 공기가 울려야 한다
울림소리는 맞는데 흐린 소리라니
흐리다는 이유를 난 모른다
우울해도 슬퍼도 아파도 흐리지는 않았다
간섭이 싫은 건 인정한다
그 대가로 많이 많이 떨어주지 않는가
사랑을 속삭이는 연인 앞에서 촉촉한 카스텔라처럼
츄르 달라고 가르랑 조르는 고양이처럼
난 흐리지 않다
날 듣는 그대가 흐린 거다
귀 바퀴를 청소하고 귀지를 파내시라
만나 본 적 없는 그이들이 정해놓은 별명으로
날 부르지 마시라
해도 안 되면 포기하라고 모음엄마가 그러셨다
가진 만치 살아야 행복하다고
신에게 가는 또 다른 길이라고
극복이라는 말은 너무 아프다고
흐리게 듣는 건 그대의 탓
볕 좋은 날 옥상에 올라가 입을 벌릴 거다
목청을 열어 해맞이를 할 거다
신명 나게 울려줄 거다
내 이름은 유성음
영혼을 때리는 울림소리
두 개의 살점이 껴안아야 들리는
동굴 속 은밀한 사랑의 종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