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차!

by Grace k

쓴 글이 달아났다.
모처럼 술술 적어 내려가며 내 속내를
진솔하게 담았다고 생각했는데 허사가 되었다.

루이의 늙어감을 안쓰러워했다.
돌보는 내 노파심을 극성스러워도 했다.
지구 반대편이 잠들 때 깨어나는
이민자의 하루도 보고했다

6월 첫날부터 빠짐없이 써 내려간
브런치에서의 소회도 있었다.
한 순간의 클릭 실수면 기록이
쉽게 사라져 버리는 걸 목도했다.
복사하고 부침하고 쉬이 쉬이
정보를 불러오다가 낭패를
본 건 처음이다.
득도 실도 있는 것이
인터넷 기능임을 통감했다.
잃은 글은 모처럼 더 잘 쓰인
글이었던 것 같아 미련스럽게 아쉬움이 남는다.
인생도 그렇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말 한마디가 나락을 체험하게도 한다.
자칫한 실수는 큰 사고로 이어지기도 한다.
운 없음을 탓하고 싶은 불운이
한순간의 방심과 판단미스의 결과물일 때도 있다.
교훈이라 치기로 했다.

이른 아침 기상은 내게 필수가 되면서
자연스레 잠 못 이루는 불면의 밤시간을
당길 수 있었다.
루이의 첫 배변을 위해 무심하게 동네 한 바퀴를
돌고 오면 첫 배식을 챙겨주고도
오전 8시가 되지 않는다.
일 스케줄까지 두어 시간을
고요한 아침 오롯이 나 자신과
만날 수 있어 좋다.
추억여행을 하고, 그때 그 시절의
문학소녀가 되어 책을 집어든다.
브런치에서 만나는 작가님들의
좋은 글을 읽는 즐거움도 있다.
온라인상의 소통이지만 또 다른 세상에
들어서는 상상의 날갯짓이 된다.

넓은 공간 한편에 내 자리가 마련되어 있으니
출입이 자유로워 수시로 드나든다.
나만의 비밀한 클럽하우스나
숲 속의 트리하우스에 단짝이랑 몰래
웅크리고 비밀 이야기를 하는 기분이다.
매일의 소소한 일상과
소회를 적어 내려갔다.
거칠고 다듬어지지 않은 글들을
퇴고하는 연습을 한다.
사는 곳의 꽃이며 풍경도 곁들여 본다.
소중한 우리 집 막둥이 루이를
돌보는 일지로 연재북도 만들어 보았다.

그렇게 살아온 인생여정을 더듬어 추억하고프다.
발을 디딘 현재와
꿈을 긷는 앞으로의 이야기가 앨범처럼
단정하게 실릴 수 있는 곳이
되기를 바라며 오늘도 생각을 저장해 나간다.

글 한 편을 통째로 날려버린 실수가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처럼 거창하지는 않아도
깨달음 한 티끌만큼 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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