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단상모음 1 마지막 편
확 트인 전경이 시야에 들어왔다.
살갗에 닿은 바람 끝이 다정하다.
발코니에 앉아 두런두런 이야기에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여기는 어디지?"
호기심 어린 루이의 눈망울은 바짝 올라간
꼬리와 함께 탐색전에 분주하다.
분가한 아들은 내가 사는 곳에서
차로 25분가량 떨어진 미드타운에 산다.
넓은 밴쿠버에서는 비교적 멀지 않은 거리이다.
바쁜 직장인의 삶에, 취미 부자이고,
친구 부자인 그의 라이프는 항상 분주하다.
'무소식이 희소식이다'
하면서 늘 마음으로 응원하며 지낸다.
음식을 만들어 나누어 먹는 걸 즐기고,
뭐든 만들고 조립하는 것도 좋아한다.
공연을 보러 다니고 여행은 삶 속 깊숙이 들어와 있다.
어쩔 때는 24시간이 모자랄 수 있겠다 싶다.
내 시간을 쾌척하고 싶어진다.
그렇게 바쁜 일상 중에, 딸과 나, 그리고 반려견
루이까지 초대받은 방문객으로
어제저녁을 함께했다.
우리 집에서 내 생일을 함께 했으니
보름 만이다.
맛있는 저녁에 와인 한 잔 곁들인다.
아들의 멋들어진 기타 연주도 오랜만에 감상할 수 있다.
요즘 재밌게 보는 프로그램 이야기,
서로의 안부 챙기기 그리고 중심에는 존재만으로
주인공인 사랑둥이 루이가 있다.
타운하우스라는 공간에 사는 루이가
12층 높이에서 내려다보는 세상이 마냥 신기한가 보다. 아들이 준비한 스테이크와 와인,
제 철 맞아 잘 익은 체리와 블루베리는 후식으로 가져갔다.
더할 나위 없이 풍성한 저녁 오찬이었다.
시간이 금세 흐른다.
세 시간가량은 짧지만,
늘 다음을 기약하는 우리에겐
알맞은 온도와 거리이다.
"다 좋아요, 일도 이곳 생활도 perfect!
사람들과도 여전히 잘 지내고요"
"역시 잘하고 있네 아들, 굿!"
우린 서로 환하게 웃었다.
'고단함이 왜 없을까.'
그래도 의연함으로 삶을 마주하는
아들은 늘 고맙고 기특하다.
엄마의 공연한 걱정은 접어 두기로 한다.
12층에서 바라다보는 탁 트인
전경이 시원하다. 멀찍이 다운타운이
눈에 들어온다.
푸른 숲도 있고 인프라도 잘 갖춰져 있다.
아들이 스스로 일구어 나가는 삶에 응원만 보탠다.
보이는 것보다 더 넓은 곳까지 나아가길 바라는
맘을 얹어서.
여름의 긴 낮이 저물며 드리우는 석양빛이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