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폭염이 맹위를 떨친다고 한다.
매년 기록 경신을 이어간다니
염려스럽다. 반려견을 키우고 실외 산책을 하는 경우는 더 난감하다. 이 무더위에 주인도 반려견도 고생할 게 뻔하지만 안 할 수 없는 노릇이다.
이곳 여름은 쾌적한 편이다. 그래서 하루에 네 번 산책도 부지런만 하면 즐길거리가 된다. 루이는 아침 7시경, 오후 1시경,7시경 그리고 마지막 잠들기 전 11시경 산책을 나간다. 폭염 없는 여름날 우리가 두려워하는 것은 '곰의 출몰'이다.
집 앞 3분 거리에 크고 작은 카페와 식당, 중형 슈퍼등이 늘어서 있다. 옆으로는 도보 10분이면
종합병원이다. 전혀 외지지 않은 곳이라는 뜻이다.
지금은 그렇지만 몇십 년 전 이곳은 숲에 둘러싸여 있었다. 천혜의 아름다움과 더불어 그들의 서식지였을 땅이다.
점점 개발이 되어 사람들이 집을 짓고 들어앉아 있으니 갈 곳들이 마땅하지 않을 것이다. 긴 겨울잠에서 깨어나 홀쭉해진 몸으로 먹거리를 찾아 동네로 어슬렁거린다.
내가 사는 타운 하우스 단지의 쓰레기통도
늘 곰들의 목표물이 되었다.
여름이면 '곰 가족이 다녀갔어요'라는
경고문이 붙는다.
주택가에 내려오는 곰들은 사나운 그리즐리 베어가 아니다. 공격받지 않으면 먼저 사람을 해치지는 않는다고 한다.
그래도 무방비로 맞닥뜨리는 곰은 두려운 존재다. 우리 집 뒷마당에도 빵 봉지를 입에 문
곰이 옆집 울타리를 넘어 들어온 걸 마주친 적이 있었다.
사람들의 신고로 쫓기도 하고 공격적인 성향의 곰은 사살되기도 한다. 마음 아픈 일이다. 루이의 마지막 산책은 밤 11시 반 경이므로 늦은 밤 곰의 경계를 늦출 수가 없다. 작은 곰은 귀엽지만 그 곰 뒤에는 항상 부모 곰이 따라붙어 있을 때가 많다.
내가 앞장서고 딸은 루이 곁을 따르며
배뇨, 배변을 시키는 일상이다.
곰의 위험을 무릅쓰는 큰 일을 매일
치르는 셈이다.
블랙베리가 까맣게 물이 오른다.
우리에겐 복분자 열매로 반갑고,
그들도 좋아하는 과일 열매이다.
자기 몫을 채워야 하기에 더 분주하다.
협업이 어울릴 조합은 아니지만,
살생할 일 없이 더불어 여름을 잘
날 수 있으면 좋겠다.
버스 정류장 바로 뒤편 공원
도보로 5분거리에 있지만 곰도 쉬어간다
산책중에 서로 서로 곰 출몰을 알려주고 이곳저곳마다 '곰 조심' 싸인이 세워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