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심은 금물

그래도 봄

by Grace k

오른쪽 무릎이 아파서 계단을 오르내리기
불편했다.
퍼런 멍이 든 자리에 약을 바른다.
타박상에는 잘 듣는다니
일 가기 전에 아물기를.
"루이야, 그냥 네 자리에 자면 될 것을"
매일 새벽에 침대에 오르겠다고 낑낑댄다
예전에는 힘껏 도움닫기 하듯
한 번에 폴짝 뛰어오르더니 이제는 어림없다.
잠결에 들어서 올리다가
그대로 침대 모서리에 '콱'
정신이 번쩍 들고 비명이 터질뻔 했다.
눈물이 찔끔했다.
가뜩이나 골밀도가 성겨질 시점에
생긴 참사다.


'올려달랬지 나를 민건 아니었다고'


루이 눈동자가 말한다.


삶 속,복병은

언제 어디서 출몰할지 모른다.

내일부터 비가 또 이어진다는데
봄은 비를 타고 부지런히 오는 중인가 보다.

얼마 전 한밤중에 무릎을 심하게 찍히고

써 놓은 글이다. 시간은 지나

퍼런 멍이 아물었다.


바야흐로 춘삼월

그 노곤하고 따사로운 계절이 도래했다,

하고 내적 탄성을 질렀다.

웬걸,

출근길에 목덜미가 선득해서 스카프를 꺼내 둘렀다.

겨우 내내 한 번도 내린 적 없던 눈이

지붕 위에 얇은 막처럼 덮였다.

한 주간 예보에는 진눈깨비와

최저기온 영하표시까지 뜬다.

봄은 호락하지 않았다.

겨울의 끝자락이 집요한 건지도.

꽃들이 분주하게

잎을 틔운다.


그래도 봄은 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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