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

아들의 스물아홉 번째 생일에 부쳐서

by Grace k

당일은 바쁠 걸 알기에 전 날 모였다.
아들은 스물아홉이 되었다.
네 살 때 내 손 잡고 대한민국 국적기를
타고 캐나다행 이민길에 올랐다.
25년의 세월이 흘렀다.
미취학 아동은 낯설고 물선 땅에서
엄마랑 둘이 많은 시간을 공유했다.
한글을 깨쳐서 곧잘 읽을 때였다.
함께 열심히 동화책을 봤다.
늘 퍼즐을 맞췄고,
피터팬과 토이 스토리를 영어공부 삼아
반복하면서 들었다.

그러면서 초등학생이 되자
학교가 즐겁다고 했다.
방학이 오면 언제 개학이냐고 물었다.

정작 어른들이 만나는 세상은 녹록지 않았다.
이민의 복병은 언어로 찾아왔다.
느린 시스템과 해보지 않던 일,
병원의 높은 문턱도 만만치 않았다.
지금의 수고면 내 나라에서
잘 먹고 더 잘 살 수 있다는
결론으로 기울기도 했다.
그때 아들이 이렇게 말하는데 마음이 저몄다.

'엄마 내가 너무 떠들고 놀아서 시끄러웠지요"
나중에 어깨 마사지도 해주고
말도 더 잘 듣겠다고 했다.
캐나다가 좋단다.
선생님과 만나는 학교가 좋고,
아파트 마당에서 뛰어노는 또래 친구들과의
시간이 참 즐겁단다.
딸이 태어나면서
남매를 키우는 엄마로 살다 보니 지금을 맞았다.
어제 같던 일들이 순간이동처럼 건너뛰어
여기까지 와 있었다.
"오빠, 서른이야?
노!!! 아직 스물아홉, "
어릴 때 우리가 늘 함께 보던 만화가 있다.
<Max & Ruby>
똑똑한 토끼 누나와 엉뚱한 남동생 맥스의
일상이야기다.
둘은 지금도 그때 이야기를 하며 웃는다.
이번 오빠 생일은 맥스의 손에서 만들어진
엉망진창 케이크를 따라잡기 한단다.
전 날 정성껏 만들어 냉장고에 보관해 두었다.
그리고 '서프라이즈'
당일은 역시 리액션 왕중왕인
오빠를 뛸 듯이 기쁘게 만들어 주었다.

내가 산 케잌을 디저트로 나누었고
딸아이의 케잌은 포장되어 아들 손에 쥐어졌다.

아들 생일 축하해.

추억속 케잌 따라잡기


2월27일의 기록.

내일부터 아들은 친구들과 이 주간의 여행을 떠난다.

'청춘과 여행'
떼려야 뗄 수 없는 설렘이다.
나도 그랬었다.
건강하고 안전한 여행되기를.
멋지고 재밌는 시간 한껏 누리고 오기를.
산더미같이 유쾌한 이야기보따리
들려줄 날을 기다리며 있을게

잘 다녀와.

생일 하루전 날의 저녁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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