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와 아침 산책을 하고 들어오니
얼마 지나지 않아 '후두둑' 비가 떨어진다.
궂은 날 네 번의 산책을 이어가는 건
쉽지 않다.
입고, 신고, 쓰고 무장이 따로 없다.
비가 소강 중일 때는 그 수고를
줄일 수 있으니 다행이다.
젖은 낙엽이 포장도로처럼
길 전체를 덮다시피 했다.
이 비 그치면 부지런히
낙엽 치우기가 시작될 테고,
이번 주말엔 일광 절약 시간제-day light saving-가
해제된다.
오후 다섯 시면 어두워지는-곧 겨울의 초입에 들어서는- 알림 같은
11월이다.
한 해가 계절의 바통을 터치하듯
내닫는 속도는 빠르고 반복적이다.
이룬 것 없는 날들이 덧없이 흘러간다.
그럼에도 일을 하면서 딸과
반려견 루이와 한 해의 끄트머리까지
잘 건너왔다.
별 다를 바 없는 일상이지만
각자가 다녀온 한국 여행은 올해를
마무리하는 대미가 될 듯싶다.
루이는 노화의 속도가 더 빨라졌다.
붙잡을 수 없기에 안타까움이 크지만
함께하는 시간을 더 밀도 있게 나누고 싶다.
오늘도 브런치에는 루이의 이야기가
한 면을 채운다.
"루이야, 조금만 더디 가자꾸나,
눈이 오나 비가 와도
우리 함께 좀 더 걷자,
그래 줄 거지? 네가 우리 집 막둥이쟎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