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 수다 그리고 책 한 권

12월 23일 일상 이야기

by Grace k

잔뜩 흐려져있지만 비가 멎었다.
예보에도 오늘은 소강상태가 이어진단다.
바깥을 나섰다.
커피 한 잔에 달콤한 디저트로
성탄 분위기 속 인증샷을 남겨본다.
평소 같으면 1 불하는 맥**의 시니어 커피로
가성비를 택했다.
오늘은 성탄에 즈음한 비그친 날,
기분 낼 수 있는 사치의 값을 치른다.
감사하게도 친구찬스이다.

수다로 두 시간이 훌쩍 지난다.
서둘러 나와 이른 해가 지기 전 잠시 걷는다.
며칠을 거세게 퍼부은 비 탓에
숲은 어지러운 잔 가지가 널브러진 체다.
불어난 물이 흐르는 소리가 세차다.
드높은 겨울 하늘 위를 나는 갈매기, 기러기 떼가
자유로워 보여서 부럽다.
쓰레기통 근처에서 목덜미가
비대해진 날 줄 모르는 까마귀를 흔히 봤다.
지금은 숲 속의 키 큰 나무 가지 높은
꼭대기에 앉은 까마귀 떼를 본다.
"녀석들, 날개 있는 새 맞구나"

이런저런 상념이 머릿속을 어지럽혔었다.
숲의 싸한 공기를 들이마시니 머리가 맑아진다.
숨을 내뱉고 올려다보는 하늘은
금세 석양이 물든다.
나오길 잘했다.
친구 차가 도서관 앞 주차장에 있어
책도 빌리기로 한다.
반갑게도 보고 싶던 책이 있다.
'라테 한 잔과 잘 구워진 크로와상,
산책과 책 그리고 마음 맞는 벗과의 대화'
세 시간 묶음의 알찬 낮 시간을 보내니
소소한 일상은 힐링이 되어주었다.
돌아오는 등 뒤로 어스름이 내린다.
성탄의 조명이 반짝이고 켜진다.
명멸하는 불빛, 저무는 해 아래
오늘을 사는 이들 모두가 조금 더
행복하면 좋겠다는 막연한 바람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