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 시점
꿀잠 자는데 흔들어 깨운다.
나가봐야 한다.
비는 계속 내리고
으슬으슬한데 계단도 많다.
큰 주인이 외투를 챙겨 입는다.
나도 얇은 실내복에 비옷을 덧입는다.
레이어드 룩 완성이다.
다음엔 leash를 하고 주인은 우산을 받쳐든 체
내가 앞장을 선다.
문을 여니 찬바람이 훅 끼친다.
그래도 주인 성의를 봐서
몇 번의 영역표시를 한다.
날이 좋으면 좀 더 걸으려 했지만
썩 내키지 않는다.
나의 귀가는 슬로워킹이다.
집 앞 계단 앞인데 피로가 몰려온다.
나 노견인데... 하고 아련하게 주인을 올려다본다.
끙, 하더니 나를 안고 올라간다.
"나 시츄야, 그렇게 무겁지 않을 텐데"
주인은 운동부족이다.
"열심히 해라"
이렇게 하루 일과 네 번 중의 첫 산책이
끝났다.
두 번째는 작은 주인이랑 갈 텐데
비가 그치면 좋겠다.
견생살기 피곤하다.
나는 존재만으로 힐링이 된다고
주인들은 테라피독이라 부른다.
"암, 그렇고 말고.
참, 산책 끝났으니 간식!!!"
<작은 주인과의 두 번째 산책>
해가 중천에 떴다.
두 번째 산책을 나가봐야 할 시간이다.
밤 늦도록 깨어서 딴짓할 때 알아봐야 했다.
여태 안 일어나는 작은 주인은 늦잠꾸러기이다.
"개학하면 바쁠텐데 주말에 잠좀 자자" 란다.
일 시작해도 오후 스케쥴인 거 다 안다.
급하다,
나 예전같지 않아서 몇 번 실수한 거 알지?
모른다고?
너도 내 나이 되보면 알아.
견생 열 네살은
여든 넘은 시니어야.
아침보다 비가 잦아들었다.
작은 주인이랑은 다녀와도
간식이 없거나 더 적어
"살 찐다나 뭐라나, 헐"
간식, 그것 먹어도 살 안쪄!!
하지만 내겐 두 번의 산책이 더 남았다.
큰 주인은 훨씬 나에게 관대하지,
잠은 자도자도 쏟아진다.
큰 주인 올 때까지 잠 좀 더 자둬야겠다.
"있을 때 잘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