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문학관 '홍어'
어느 시점이 계기가 되어 한국 고전 영화를
자주 접했다.
-불과 30여 년 전의 영화도 고전으로 분류되는
세월이 저으기 당황스럽지만-
안성기 배우의 안타까운 별세 소식 이후
몰아서 다양한 작품을 보았다.
이전에는 느끼지 못했을 정서는
엄마이고 중년이 되자 울림이 있었다.
알고리즘은 다른 오랜 작품들도 소환했다.
'TV 문학관'도 그렇게 한 편씩 보게 되었다.
HD로 복원된 화질이 좋고
배우들의 연기가 극의 재미를 잘 살린다.
내가 소장한 작가 박완서 작품들과 한강 작가의
책 옆에 나란히 꽂힌 원작 '홍어'를 끄집어 들었다.
참 몰입해서 읽었던 책이고
좋은 글을 쓰는 김주영 작가를 각인시켜 준 작품
이다.
제목으로는 어떤 이미지를 상상할 수 있을까.
드라마는 대관령의 눈 덮인
외딴 산골을 배경으로 한다.
한 폭의 수묵화 같은 풍경은 대조되는
여인의 정서와 어우러져 슬픈 대비를 자아낸다.
우리네 어머니, 할머니 세대에 드리워진
여인의 숙명과 기다림은 고단하다.
인고의 세월은 정숙한 어머니의 삶만을 강요했을지 모른다.
바람나서 홀연히 떠나간 지 아비를
기다리는 여인은 더한 시련을 온몸으로 감내한다.
그 남편이 돌아왔다.
그러나 이야기의 마지막은
작가가 그 시대를 감내한 여인에게 달아주는
날갯짓 같다.
다양한 필모를 보여주는 내공있는 연기자 김해숙과 안타깝게도 젊은 나이에 세상과 이별한 고 정다빈의
그때 그 모습을 볼 수 있어 좋았다.
원작의 이미지에 충실한 배경의 고증이 인상적이었고
배우들의 묵직하고 처연한 연기가 좋았다.
문학으로 홍어는 참 좋은 소설이다.
잘 만들어진 드라마로도 추천한다.
덧붙임>
오는 10월 방문하고픈 곳이
생겼다.
김주영 작가의 객주 문학관과
윤동주 문학관
며칠 전 개관했다는 박완서
아카이브 문학관-서울대 도서관 소재-이다.
존경하는 작가들의
문학여정을 따라가는 가을여행,
기다림만으로 설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