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편함을 체크해 보니
두툼한 봉투 하나가 낯설다.
정부 기관의 이름이 찍혀있는
연두색 메일이다.
아들 이름 앞으로 온 편지라 열 수 없으니
문자를 보내놓고 사진도 찍어 전송한다.
엄마들은 앞서 걱정을 한다.
"정부기관? 쉐리프 서비스라고?"
미주 지역에 사는 이민자는
공권력 비슷한 이름만 봐도 새가슴이 된다.
잘못한 것도 없는데 작아지는 마음...
문득, 나도 몇 년 전 같은 메일을 받았던 기억이 났다
'배심원 소환'이었다.
랜덤으로 선정이 되면
불가피한 사정-국외이거나 병- 을 제외하곤
행사해야 하는 국민의 의무였다.
집 앞이 시청이고 투표 때마다
국민의 권리를 빠짐없이 행사했다.
배심원 후보는 그 선거인단에서
무작위로 뽑는다고 했다.
내가 레터를 받았을 때는 코로나 시국이었고
몸 상태가 좋지 않아 미룰 수 있었다.
아들은 성격답게 흥미로워했다.
내겐 피하고 싶던 편지가 아들에게는 초대장이 된듯 싶다.
일찍 법원에 출두하고 긴 시간을 할애해야 하는 일이다. 선별 과정을 통해 배심원단이 되면
재판에 출석해야 한다.
사건의 정도에 따라 한 번에 그치지 않는 경우도 있지만 이것은 국민의 의무이고 무보수의
번거로운 일이다. 3월 중순으로 날짜는 기재되어 있다. 나도 defer-유예- 받았으니 언젠가는
소환장이 날아올 수도 있다.
호기심과 귀찮음의 사이 어디쯤에서
아들의 경험담을 먼저 기대해 봐야겠다.
Forensic file 같은 다큐나 추리 소설을
좋아하지만 현실 참여는 엄연히 다르다.
긴장과 호기심으로 메일을 받아 들고
고민했던 몇 년 전이 떠올랐다.
3월, 아들의 후일담을 기다려 봐야겠다.
살면서 예기치 않은 일들을 만나게 될 때가 있다.
좋은 일 만을 바라지만 세상은 녹록하지 않다.
사건도 사고도 아닌 이 낯선 변수,
그 호기심과 약간의 상상 플러스로
아들에게 전할 레터를 보관 중이다.
어제 받은 메일
아들은 열어서 먼저 찍어 보내달라고 했고
예상대로 배심원 소환장이었다.
한국도 비슷한 시스템이 있는지
경험해본 분들도 계신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