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말씀만 하소서'

박완서 작가님의 책 소개

by Grace k

너무 좋았지만 두 번 읽기 힘든 책이 있다.
감명 깊었던 수작이지만 다시 보기 힘든
영화도 있다.

박완서 작가의 '한 말씀만 하소서'가
그 대표작이다.
영화는 홀로코스트의 참상을 다룬 작품 등이다.

참척이라는 단어를 그때 처음 알았다.
자손을 부모보다 먼저 잃은 참혹하고
슬픈 일이라는 뜻이었다.
작가가 스물다섯 막내아들을 떠나보낸
고통, 그 긴 암흑의 시간을 절규하며
쓴 내면의 고백이다.
그럼에도 신에게 기대어 미약하게 깨닫고 회복하면서 삶을 이어가는 과정이 서술되어 있다.
그 시간 조용히 곁을 지켜주신 이해인 수녀님과의 인연이 또한 독자에게 울림을 준다.

읽는 내내 인간 심연의 가장 깊은 밑바닥을 디뎌본 간접의 고통이 힘들었다.
신을 믿는다며 위로를 핑계 삼아 세치 혀로
타인을 정죄하였을지 모르는 스스로에게
몸서리쳐 하며 읽었던 책이다.

그럼에도 박완서 작가님의 글은
내게 독서의 본향 같다.
전 권을 사서 소장하며 때마다
마음 가는 대로 빼서 읽곤 했는데
오늘은 그 힘들었던 책이 다시 읽고 싶어졌다.

누구나 한 번 태어나서 예외 없이
세상과 이별한다.
그때를 알 수 없기에 사건과 사고 같은
죽음 앞에서 우리는 그저 무방비가 되기도 한다.
오늘 이 자리에 있다가 내일 코 끝에 호흡이
멎을지도 모를 나를 포함한 모두는 유한한 삶에 종속된다.

'한 말씀만 하소서'
살아가는 의미와 떠나보내는 일,
그 가혹하게 남겨진 자리를 살아내는 글.
꽃이 피고 낮시간이 길어진다.
그래서 아이러니하게도 생명의 계절에
이 책을 소개하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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