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프닝 하나.
파 값을 아까워하는 주부 마음은 공통이다.
주말 전단지를 보니 제철 딸기가 저렴하고
모처럼 파 가격도 인하되었다.
세 단 묶음에 1불 60전.
일 마치고 슈퍼를 들려서 들고 버스를
탈 수 있을 만큼 장을 봤다.
김에 덤이 붙어서 세일 가격으로 구매했다.
덤이 있으면 가성비 시대 꼭 필요치 않아도
이득 보는 것 같은 찰나의 기쁨이 있다.
그렇게 에코백에 세 단의 파와 김 그리고 만두를
담고 단내 나는 탐스러운 딸기 두팩을 사서
버스를 기다린다. 가볍지만 부피 있는 김 패키지를 따로 들었다.
나머지는 장바구니에 다시 빼곡히 쟁였다.
버스를 올라타서 모처럼 맑게 갠 하늘을 창밖으로 보며 잠시 멍을 때린다.
벚꽃이 피기 시작했고, 목련도 기지개를 켠다.
지루하게 이어지던 비가 물러나고 이윽고
봄이구나... 감상에 젖는 순간 "어라??
내 장바구니가 어딨더라,
무릎 위에 두었었는데..."
아니다. 김을 빼고 짐 정리를 하면서
버스 정류장 벤치 옆 자리에 두었던 기억이 났다.
다섯 구역을 지나쳐 왔다.
건너편에서 기다렸다가 다시 버스를 탈 수 있다.
짐이 주인의 손길을 기다릴 확률은?
오고 가면 한 시간, 헛걸음이면 어쩌나.
한국이 아니지만 캐나다에서
양심에 기대를 걸어볼까.
일은 마쳤고 날씨가 좋으니 버스를 내렸다.
가 보고 없으면 누군가 절실한 한 끼를
기다리는 이에게 행운을 주었다 생각하기로 했다. 운 좋게 맞은편 버스가 왔고
다섯 구역을 거슬러 목적지에 도착하려고
버스 정류장으로 들어서는데
내 에코백이 보였다.
세 단의 파가 봄 볕 아래 새초롬이 얼굴을 내민 게
순간 어여쁜 부케로 보일 정도였다.
벤치 옆 자리에 청년이 앉아 있다.
"깜빡, 두고 갔지 뭐예요."
"그래서 제가 지키고 있었어요."
"고마워요, 지켜줘서."
웃으며 농담을 주고받았다.
20불 남짓한 쇼핑이었지만
그 품목은 오병이어의 기적을 불러온
풍성한 재료로 보였다.
봄날 하루,
또 한 건의 실수담을 챙겨 귀가했다.
내 캐릭터를 누구보다 잘 아는 친구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브런치 글감 만들려고
일부러 그러는 거 아니지?'
일상 이야기라는 연재 제목은
내 덜렁거림과의 콜라보로 인해
네버엔딩 스토리가 될 듯하다.
덜렁이 주인을 기다리는 장바구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