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

여전히 비는 내리고

by Grace k

6일을 내리 일하고 쉬는 날은 단잠을
청하고 싶다. 느지막이 일어나 드립커피 한잔에
봄 재촉하는 빗소리 들으며 멍 때리기 좋은 날,
선약이 있고 그에 앞서 밤새 안녕하신지
루이의 컨디션을 살펴야 한다.
비가 거세게 오는 아침을 헤치고
이른 산책을 다녀와서는
약속 장소로 향한다.
빗발이 세어서 오늘은 연통 나들이를
쉬는 딱따구리 덕을 봤다. 8시경 알람 소리에
깰 수 있었으니 다행이다.

지인들과의 브런치는 반갑다.
글쓰기 플랫폼이 아닌 모닝 회동을 위한 공간이다. 식물이 있고 커피 향이 있고 갓 구운 빵 냄새가 고소하다.
아이들이 커서 독립된 개체로 살아가는 이야기,
어떻게 지냈는지에 관한 수다가 이어졌다.
오랜만에 만난 지인은 그만큼 더 반갑고,
자주 보는 친구는 소울메이트라 함께함이
늘 즐겁다.
일도 잘하고 요리도 척척인 능력자 친구는
오늘도 잘 익은 국물김치 한통을 챙겨 왔다.
식구가 단출한데 집밥에 곁들일
효자 음식으로 냉장고 한 켠이 두둑해졌다.
받기만 하는 나는 예쁜 것밖에 보여줄 게 없어 미안,

뻔뻔한 너스레로 인사를 대신한다.
비요일,
일 없는 봄날 오후가 흐른다.
눕고 싶은 유혹이 슬슬 엄습하지만
루이의 두 번째 산책 시간이 먼저다.
다녀와서는 드라마 몰아보기로
열심히 일한 보상의 게으름을 이어가 볼까.

목련과 벚꽃이 잎을 틔우기 시작했다.
쉼 없이 내리는 비도
오는 봄과 조화롭게 협업 중이다.

월, 수, 금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