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 알람계의 천하무적

루이 아님 주의

by Grace k

좀 더 자고 싶었는데

'꽈르르릉'
깜짝 놀라 눈을 뜬다.
시계를 보니 오전 7시다.
수요일부터 계속 일이 이어지고
주말은 좀 더 고되다.
오전 예배 가기 전까지 잠을 더 청하고 싶었는데
이 사단이다.
드릴로 어딘가에 구멍을 뚫는 소리에 가깝다.

다시 '꽈르르릉'

무슨 소리인지 이제는 안다.
처음 그 소리를 듣고 놀라서 잠을 깼을 때,
심장이 쿵쾅거릴만큼 큰 소음에
어찌할 바를 몰랐다.
이른 아침 불청객처럼 찾아오는 소리의 실체가 궁금해서 녹음을 했다.

제미나이의 설명이 명쾌해서
아래에 덧붙인다.

[그 소리는 산 근처나 나무가 많은 주택가에서 종종 들을 수 있는 아주 독특하고 강렬한 소리죠.
​딱따구리가 나무가 아닌 금속 연통이나 안테나, 가로등 갓 같은 소리가 울리는 물체를 부리로 두드리는 행위를 '드러밍(Drumming)'이라고 합니다. 일반적인 나무를 팔 때보다 훨씬 크고 멀리 울려 퍼지기 때문에 다음과 같은 이유로 그런 행동을 합니다.
• ​영역 표시: 금속 재질을 두드리면 소리가 훨씬 크고 명확하게 울려 퍼집니다. 이를 통해 자신의 영토가 어디인지 주변 경쟁자들에게 더 효과적으로 알리는 것입니다.
• ​구애 활동: 짝짓기 철에 자신의 건강함과 존재감을 암시하기 위해 가장 크고 우렁찬 소리를 낼 수 있는 '악기'를 고르는 과정에서 연통이 선택되기도 합니다.] 란다.

내가 자는 꼭대기층 지붕,

연기나오는 저 연통이그들의 무대이다

우리 집 연통이 그들의 봄 향연장이 되는가 보다.
3월-5월이 가장 왕성한 드러밍의 시기라니.
딱따구리 입장에서는 가장 좋은 확성기를
찾은 셈이고, 소리에 예민한 내게는
강력한 아침잠 방해꾼을 만난 셈이다.
원인을 알았지만
맞짱 뜰 상대는 아닌 듯하다.
기상 알람의 효력으로는 천하무적을 만났다.
'좀 더 자자' 하는 대신 '봄날 아침을 일찍 만나
자'로 타협하는 수밖에.
3월의 아침 공기가 차다.
나만 일찍 눈 뜰 수는 없지.

"루이야, 산책 가자"

월, 수, 금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