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나
엄마 claustrophobia -폐소공포증-잖아.
"엄마, 나 햄스터 키울까,
다람쥐는 어때?"
그때 내가 했던 답변이다.
사실이 그러하기에 망설임보다는
단호함에 가까웠다.
사실은,
강아지를 키우고 싶은 것이 딸의 제1 소망이었다.
아이들에게는 살아있는 인형 같은
애완동물을 키우고 싶은 로망이 있다.
현실보다는 판타지에 가까운 걸 알기에
오래도록 망설였다.
"아토피 있잖아,
아프면 병원비도 너무 많이 들어,
잘 못 해주면 미안하고."
그렇게 미루었지만 루이가
우리 집 천사로 와서 만 10년을 함께한다.
가두는 걸 못 견디는 엄마 덕을 봤다.
루이는 참 자유롭게 온 집 안을 누비며 지냈다.
그전에 두 집을 거쳐오며
추정으로 곧 열네 살을 맞는다.
치료보다는 병증을 늦추기 위한
검사와 약을 필요로 한다.
썩 좋지 않은 혈액검사 결과는
'언제 코마 상태가 와도 이상하지 않다'는
솔직한 분석을 내놓는다.
막대한 병원비와 부작용을 크게 동반하는 신약,
그 힘듦은 루이와 견주인 내 몫일 테다.
더 자주 산책하고, 영양가 있는 음식을
소분해서 자주 나누어 주며 우리가 할 수 있는
사랑으로 케어하기로 했다.
7개월 전, 쓰러져서 병원을 갔던 루이는
잘 먹고 집 안에 한 번씩 실수도 하지만
산책도 곧 잘 따라나선다.
가난한 주인이 돈 들여서 못해주는
보살핌만 받으면서도 '나 괜찮아, 맛있는 거만
많이 줘"하듯이 버텨준다.
그 여름을 지나 가을 겨울을 함께 보냈다.
봄이 오고 벚꽃 만개한 거리를 오늘도
함께 걸었다.
루이의 느릿한 걸음과 탈모의 진행으로
성긴 털 위로 얇은 면 옷을 입힌다.
불룩해진 배가 불편하지 않도록 허리춤을
도려낸 티셔츠는 크롭탑이 되었다.
패셔니스타 루이는 햇살 드는
창가에서 햇빛 받기를 즐긴다.
"루이야, 겨울나기 힘들었지,
억수 같은 비 속, 우산에 루이똥백 챙겨 들고
입히고 씌우고 곰 출몰 대비 망봐가며...
우리의 밤 낮 없는 산책은 고행길이었어."
"그렇지만 더 많은 계절을 너와 같이 좀 더
걸을 수만 있다면 네게 더 바랄 건 없을 거야."
따사로운 햇살 비추이는 곳에
몸을 누인 루이를 살며시 쓰다듬어 본다.
내 마음이 그 손길을 타고 전해지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