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근 쯤의 무게가 어깨 위에 올라탔다.
"뭐지?"
좀체 낮잠을 자는 법이 없다.
오늘은 잠이 들 것 같다.
아니,잠을 청해야겠다.
피로라고하기엔,
긴 시간 일하지도 않았다.
딸의 친구는 간호사이고,
12시간씩 4일을 연이어하는
Shift를 반복한다.
그 뿐일까.
생업으로 하루 24시간이 부족한듯
일하는 이들에게 새삼 숙연해졌다.
나이를 몸으로 느껴야 하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라도 서글픈 일이다.
틈만 나면 산을 오르는 내 친구는,
나와는 비교도 안될만큼의
고된 노동 후의 쉼을 등산으로,걷기로 해소한다.
내 게으름에 냉수마찰같은 각성제다.
"뭐, 제 각각의 체질이 다르고,
운동법이 다르니까"
말하고 보면 다름이 아니라, 하지 않음이다.
난 살기위한 몸 움직임을
이제는 해야함을 느낀다.
아이들이 성장했고,
상대적으로 내가 누릴 시간의 여유가 많아졌다.
주체 할수없이 늘어난 시간만큼,
몸도 마음도 자아를 따라 축,축, 늘어졌다.
책을 꺼내들고 읽기 시작했다.
뻑뻑해진 눈 탓하며 멀리하던 책은,
빠져들기 가장 좋은 내 오랜 벗이었다.
왜 그동안,모른척 했냐는듯이
곱게 말라 책갈피로 만나는
단풍잎이 눈이라도 흘기듯하다.
그래,
다시 읽자.
그리고 좀, 걷자.
어깨위에,머릿속에 눌러앉은
무거운 돌덩이들을 걷어내자.
내 몸이 그들의 숙주가 되게하지는 말자.
밖은 포플러 나무의 포자들이
유영을 끝내간다.
비가 걷힌 6월의
첫 날은 말쑥하다.
새로운 계절,
새로운 각오,
이렇게,
오늘하루의 결심이
작심삼일이 안되기를 다짐한다.
돌무리중 가장 작은
조약돌하나가 내 몸에서
빠져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