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앞에서

by Grace k

눈처럼 떠다니는 꽃가루들이
비행을 서서히 끝낸다.
태양이 한껏 높고 뜨거운 것은,
여름을 불러왔다는 알림이다.
무음으로 해 두고
진동도 꺼 놨지만
계절은 그렇게 감지할 수 있는
호흡처럼 들어온다.
광합성에 한껏 몸을 키운 나뭇잎들,
보호막처럼 둘러쳐진 아리따운 구름들.
한껏 공기를 들이마신다.
폐 속까지 닿았던 그것을
서서히 내뱉는다.
호흡으로 깨끗해진 내 폐 안에
공기청정기 하나 넣어두자.
순환하는 맑은 공기로
긴 시간 찌뿌둥했던 사념의
찌꺼기들을 걸러내야지.
필터 없이 자정 작용 해주는 여름을 업고,
오늘을 살러 간다.
꽃처럼 화사한 일상을 살아내면서,
계절의 순환에 자연스러운 벗 되어
동행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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