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리게 가는 나라

by Grace k

뒷 마당 한 쪽 울타리가 무너져 있다.
조금씩 떨어져나가더니
비,바람,
시간의 풍파를 못 이겼나보다
아담한 타운하우스의 구조상
옆 집 마당이 훤히 보인다.
See through, 씨스루라는
한국식 발음은, 배우들의 노출 의상에서나
쓰였을 법한데,
어쨋든
그 단어가 적절한 표현이다.
옆 집 대형견이 마당에서 용변을 해결한다
출근하려 문을 나서다 기척을
알고 웍!하곤 짖는다.
"오케이, 신경 쓰지마!
너 본 거 아니니까".
머쓱하게시리..

매니저한테 교체를 요구한 지 꽤 오래다
한번도 아닌 두 번,
첫 번째 왔을때,

'오늘 교체해 놓겠군'
했더니 멀쩡한 옆 쪽을 교체했다.
황당을 넘어선 당황스러움이다.
일괄적인 보수 교체라
순서상 그런가보다 했으나 이해 불가이긴했다.

그리고 한참 시간이 흘러도
아직이다.
성의 표시였는지,본인도 미안했던건지
전화로 언제쯤 일꺼라는 변명을 해 왔다.
그 시간을 넘긴지도 꽤 되었다.

캐나다 살면서 웬만큼의 느린 문화에는
익숙해졌다.
'되어야 되는거다'하며 지낸다

생명의 위협이나,촌각을 다투는 일,
일상을 살아갈 수 없을 일 정도에만
적극적이 된다.

그렇게 다르고 느린 문화였지만,
출산도, 수술도 경험했다.
필요한 것들을 이 곳 문화속에서
얻고 나누고 기다리게도 되었다.
기다림의 미학?이라고 까지는 글쎄..

오늘은 비가 온다.
현장을 하는 분들이
비 오는 날은 공치는 날이라했던가.

오늘도 울타리 공사는 없을듯 하다.

이러다 옆집 리트리버와는
정들게 생겼다.

몇 일 남지않은 봄이 가기 전에
울타리가 단장되어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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