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색과 명상
눈떠서 잠들 때까지 하루에 몇 가지나 생각할까?
오만가지,
실제로 독일의 심리학자가 측정한 결과도 얼추 비슷하다는 글을 읽은 기억이 있다
문제는 이 오만 가지의 생각 대부분이 지나간 일들에 대한 후회나 아쉬움 혹은 다가올
일들에 대한 염려와 근심으로 점철돼 있다는 사실이다.
게다가 이 오만가지는 끝없이 내게 말을 걸어온다.
길을 걷다가도 운전을 하다가도 심하게는 책을 읽는 동안에도 쉬지 않고 지껄여 대기 일수다
"아, 그 말을 하지 말걸", "지금 연락을 할까 말까", "내가 싫으니까 그런 식으로 말하지"...
떠오르는 생각과 대답하는 생각, 정작 누가 나일까?
주로 대답하는 쪽이다. 문제는 그 대화가 주로 부정적으로 흘러간다는 데 있다.
동물 행동학이나 사회 심리학자들은 위험한 상황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고 방어하기 위해서는
일어날 수 있는 불상사를 예견하고 이에 대처하기 위해 인간은 끊임없이 부정적인 상황을 상정하고
그에 대한 대비책을 모색하느라고 그렇단다. 하지만 실제로 그런 일이 벌어질 확률은 매우 낮다는 게
또 다른 조사 결과다. 단지 그럴지도 모른다는 위험한 상황을 상정할 뿐이다.
명상에서는 이를 깨닫고 그런 생각을 멈추는 게 알아차림 혹은 내려놓기라고 표현한다.
서양에서는 이를 MBSR(Mindfulness Based Stress Reduction) 즉,
알아차림에 의한 스트레스 관리라고 해서
아이비리그 명문 대학들과 실리콘 벨리의 벤처 기업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명상은 과거의 후회나 미래의 걱정에서 벗어나 지금 여기에(here and now) 머무는 것이란다.
서양인들이 동양적 사고인 명상에 더 몰입하는 까닭은 무엇일까?
수 십 년 전만 하더라도 동양의 문화를 단지 신비주의로만 여기던 저들이 근자에 들어 과학의 눈으로
이를 바라보고 자기들 방식으로 수단화한다.
우리의 시야에서는 지나치게 단순화하는 듯싶어 염려스러운 눈으로 바라보지만
저들은 객관적인 방법론을 개발하고 이를 매뉴얼화하여 공유한다. 다분히 서구식 발상이다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이 가속화하는 오늘, 이들을 좇아가는 우리의 발걸음이 쳐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동양의 아날로그 발상은 도제식으로 공유할 뿐, 단계적 전달에 서툴다.
마음공부를 얘기하다가 곁 길로 샌 느낌이다
은퇴하고 업무라는 일의 책임에서 벗어나니 때로 생각이 더 흩어질 때가 있다.
하여 생각하려니 문제 거리만 떠 오른다.
신중하게 살려는 데 어느새 심각해 지곤 한다
경제적인 목적이 아니더라도 일이 필요한 까닭이다.
누가 그랬나?
은퇴는 일을 놓는 게 아니라 바꾸는 것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