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다
하늘이 파랗다. 오늘 아침도 나는 사무실을 향하지 않고 2일 차 연수를 위하여 안양의 어느 연수원으로 향한다. 1일 차 연수에 도서관에서 받았던 책 <나는 매일 나에게 다정한 말을 써주기로 했다>의 김애리 작가가 강연을 한다. 목소리가 좋다. 무표정한 얼굴로 책을 쓰기 시작한 본인의 이야기를 시작한다. 어느 날, 십 년간 천 권의 책을 읽으면 인생이 확 바뀐다는 문장을 보고, 스무 살이 되면서 이십 대의 목표를 책 천 권 읽기로 정한 후, 27세에 달성했다고 한다. 강연의 시작이 흥미롭다. 천 권의 책을 읽고 책을 보는 안목이 생기고 책을 출간할 기회가 생기고 작가로 향하는 길이 열렸다고 한다. 말을 하면서 중간중간 웃는 모습이 매력적이다. 무게가 있는 분위기의 사람이 있는데 그녀가 그렇다.
'필사'는 손으로 하는 명상이라고 말한다.
평소에 명상도 한다면서 4.4.4. 호흡법을 알려준다. 4초 들이마시고 4초 멈추고 4초 내쉬는 호흡을 4번 해보라고 한다. 내 마음의 안부도 물어보라고 한다. 그래서 치유하고 싶은 내면의 얼룩덜룩함을 기록해 보고 내면의 뿌리를 캐는 작업인 두려움 목록도 만들어보라고 권한다.
특히 귀가 솔깃했던 부분은 누구에게나 상처, 어린 시절, 외면했던 감정, 슬픔, 삶의 가치, 자의식, 정체성, 불안, 꿈 등의 나만의 방이 있는데 그 내면의 공간을 방치하지 말고 내 방을 정리하듯 꺼내서 정리를 하라고 한다. 회피나 억압이 아닌 '직면'이 진짜 답이라고도 한다.
나는 나만의 그 방을 정리한 적이 있었던가. 피할 수 있으면 피하고 기쁘고 즐거운 것만 생각하면서 살고 있다. 나만의 그 방을 좀 들여다봐야겠다. 꽤 오랫동안 방치되어 있는 내 마음 한 구석을 말이다. 어쩌면 내 두려움 목록의 일 번은 내 마음 저 깊은 속 들여다 보기일지도 모르겠다. 용기가 필요하다. 아주 오래전, 글쓰기 강연에서 김영하 작가가 말했다. 말할 수 없는 비밀을 쓰라고. 아 못쓰겠다. ㅎㅎ
김애리 작가의 <나는 매일 나에게 다정한 말을 써주기로 했다> 이 책은 필사에 관한 것으로 아침마다 나를 세워주는 문장 하나를 꾹꾹 눌러써서 사색할 것을 권한다. 13권의 책을 발간한 작가로서 글쓰기의 핵심은 '완성'이며 완수하는 것이 완벽한 것보다 낫고, '메모습관'으로 나의 영감들을 수집하여 진솔한 글을 쓸 때 울림을 줄 수 있다고 한다. 나는 이 부족한 글을 쓰면서 부끄럽고, 글이라고나 할 수 있을까 생각하여 브런치 스토리를 한동안 멀리했다. 그러나 이 작가는 말한다.
나를 그래도 드러낸다면 그것이 바로 '독창성'이다
라고. 쓰는 대로 살아지고 삶을 깨우는 도구가 바로 '글쓰기'라고.
나는 누구인가, 나는 '누가' 될 수 있는가. 지금이 나다운 읽기와 쓰기가 필요한 때이고 기록이 쌓일수록 그것은 선명해진다고 끝을 맺는다. <나를 드러내는 것이 독창성>이라는 문장이 와닿는다. 이틀간의 독서와 글쓰기에 관한 연수는 일상에 브레이크를 걸고 나의 그 매일매일을 특별한 날로 만들어 주었다.
필사와 명상과, 내 저 깊은 속 들여다보고 정리하기와, 나를 드러내는 글쓰기... 작가의 인생 책이라고 추천해 준 David Hawkins의 <치유와 회복>, <놓아버림>도 도서관에 가서 빌려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