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지역, 로컬을 생각하는 30대 수염아저씨
수도권을 떠나 지방에서 살고"싶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은 적지않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경제활동을 이유로 쉽사리 행동으로 옮기지는 못한다.
내가 지방(a.k.a 지역, 로컬)에 관심을 가지게 된 건, 지방이 주류가 아니기 때문에 사람들의 삶에 지금까지 없었던 다채로움을 줄 수 있다는 그럴듯한 이유와, 서울보다는 경쟁이 덜 심하지않을까(=나 같은 사람도 뭔가 비벼볼 수 있지않을까)라는 하찮은 이유에서였다.
지방에서 무엇을 바라는지는 각자 다르겠지만, 서울에서의 삶에서 무언가 채워지지않는 것만큼은 틀림이 없겠지. 마침, 더이상 지방이 붕괴되는 걸 보고만있을 수 없는 정부에서도 꽤나 많은 관심예산을 기울이고 있어, 뜻을 가진 많은 분들이 여기저기에 씨앗을 뿌리고 있었고, 지난 6월 충북괴산, 강원영월, 전북군산에 탐사를 할 수 있었다.
아래는 지방에서의 삶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책들이다.
앞으로 지방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아보고자하는 분이라면, 일독을 권해본다.
그리고 재미있는 아이디어가 있다면,, 저에게도 알려주세요. 흑흑...
관련 키워드: 로컬브랜드. 앵커스토어. 청정지대. 레지던시. 메이커. 청년마을. 관계인구. 농장정원.
2022.03
제주시에 있는 게스트하우스, 서점숙소에서 맥주마시다 발견한 책.
(존재하지않는) 이상에 가까운 지방에서의 유유자적한 삶이 아니라, 지방에서 어떤 가치를 실현하기위해 많은 사람들이 고군분투하고 있는지, 극복해내고있는지 들여다 볼 수 있었다.
지방에서의 창업, 창직, 삶이 눈먼 나랏돈으로 이것저것해보다 흐지부지되어버리는 그저그런 실패사례가 되지않도록, 서울만큼 아니 서울보다 치열하게 스스로의 역할을 고민하고 실현해내가는 사람들의 발자취가 담겨있다.
2022.05
충북 괴산에 위치한 뭐하농하우스에서 만난 서강대 조희정 박사님께 받은 책.
덤덤하게 지금까지의 지역과 청년에게 닥친 위기와, 지역사업이 가진 의미와 한계에 대해 정리하였다. 창업사례를 7가지로 나눠 유형화해둔 부분은 아카데믹한 느낌이 들긴하지만, 로컬에서 뭔가 해보고싶다고 막연하게 생각하고있는 사람에게 큰 도움이 될 둣.
개인적으로는, 청년들이 (거창한 비전을 실현하는 것도 좋지만) 지방에서 스스로가 정의하는 행복을 실현해나가는 것만으로, 큰 가치가 있다고 말하는 저자의 메세지가 큰 용기가 되었다.
한국에 조금 더 스스로가 원하는 바를 추구하며(≒꼴리는대로) 살아가는 으어어른들이 더 많아지면 좋겠다.
2022.06
関係人口をつくるー定住でも交流でもないローカルイノベーション의 번역서. 일본에서도 인구 적은 걸로 손꼽히는 시마네현이 지역을 알리기 위해 운영하는 시마코토아카데미를 통해 배우고 느끼고 달성한 것들이 중점적으로 쓰여있다.
한국도 일본도 인구가 줄고있는 상황에서, 지자체끼리 인구를 유지하겠다고 온갖 혜택으로 사람들을 꼬셔도 결국 제로섬 게임으로 귀결.
여기서 가장 핵심적인 개념이, 관계인구다.
살지않아도, 지역과 교류하면서 엮이는 사람들의 존재. 어찌보면 뜨뜻미지근하기짝이 없지만, 느슨한 연대가 주는 심적 안정감과 아웃풋을 떠올려보면 우리에게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 아닐까.
그리고 이런 지방문제야말로 한일이 협력해나갈 수 있는 제일 좋은 문제다. 한일우호호호호.
2022.08
강릉에 위치한 버드나무브루어리에서, 책을 사면 맥주 한잔을 준다고 하길래 손에 잡힌 책.
마냥 서울을 벗어나 어딘가로 떠나기만하면 행복한 세상이 펼쳐질 것이라고 생각하는 「애송이들」에게, 애송이였던(?) 작가와 인터뷰이들이 현실을 알려준다.
스스로가 정말 바라는 삶이 무엇인지를 모르면, 서울도 지방도 천국일 수 없음을 알려주는 책. (아 물론 바라는 게 뭔지 알아도, 천국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