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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sse Sep 07. 2022

(해본 적은 없지만) 들어서 다 알지

"아는 사람이 하고 있어서 아는데"의 위험성


잘 나가는 사람은 모르지만, 그를 "아는 사람"은 많다

취업을 하게 되고 졸업 후, 일을 하게 되면서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형들"과 알게 되었다. 그 형들은 뉴스나 신문에서만 보던 사람들과 아는 형 동생 하는 사이였고, 남들은 모른다는(데 왜 나까지 알게 되는지 알 수 없는) 업계 소문을 들으며, 역시 사회인이 되면 유명인사와도 알고 지내는 짱짱맨이 되는구나...라는 생각을 잠시 했었다.


하지만, 남의 바둑판에 훈수 두는 사람 치고 바둑 잘 두는 사람 없듯, 내뱉는 말의 대부분이 남이 이랬다더라로 귀결되는 사람과 자주 얽혀서 도움 되는 경우는 거의 없는 듯 하다, 이런 사람들은 스타트업, VC, 금융권, 무역업, 회계법인. 대기업 등 여기저기 골고루 분포해있는데, 특히 어중간하게 스타트업 생태계에 발 담고 있는 사람은 특히나 위험하다(라고 쓰고 나 스스로에 대한 반성이기도 하다).


창업을 해보지도 않았고, 투자유치를 해본 적도 없지만 "간접경험을 통해 이미 수십 번 머릿속에서 엑싯한" 사람들과, 너무 자주 빈번하게 만나게 되면 아래와 같은 부작용이 있다.


1. 안 되는 이유만, 머릿속에 남는다.

거의 모든 시도는 실패한다. 성공스토리는 도움이 되지만 부럽기때문에 내가 초라하게 느껴진다.

그래서 보통은 "남이 뭔가에 도전했는데 이런저런 이유로 잘 안됐다더라"라는 이야기를 하게된다. 설령 잘나가는 사람의 이야기를 하더라도, 결론은 이미 잘나가는 그가 업계를 꽉 잡고있기때문에 새롭게 시도해봤자 결국 안된다는 방향으로 귀결되기쉽다.


도전하면 당연히 실패할 확률이 높겠지만, 시도조차도 하기 전에 이미 안되는 이유를 너무 많이 알게(?)되어, 내가 관심을 갖고 해보려고했던 그 일을 지레 포기하게된다(^_-)-☆


2. 알긴 아는데 적당히 안다

최근까지는 두루두루 얕게라도 아는 것이, 전혀 모르는 것보다는 낫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스스로의 경험을 통해 얕게 알게되는 것과, 남 이야기를 건너듣고 얕게 알게되는 것은 질적으로 큰 차이가 있다. 후자의 경우, 특정 분야에 대해 정말 잘 아는사람을 만났을 때, 쓸데없이 아는 척을 하게되고 그 아는 척은 (잘 아는 사람 입장에서는) 보통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아예 흰 도화지처럼 모르면, 쓸데없이 입 놀리지않고 제대로 된 정보를 고스란히 받아들일 수 있을텐데, 이미 어정쩡하게 낙서가 되어있는 도화지에는 뭔가 새로 그리기 힘들다.


3. 초라한 시작이 한심해, 안하게 된다

이미 유니콘이 되어버린 그 회사의 아이템은, 사실 우리가 잠들기 전 머릿속에서 어렴풋이 떠올렸던 그 아이디어였다. 내가 안하고, 다른 사람이 먼저 실행했을 뿐이지.

 

줄곧 남의 이야기만 하고, 행동없이 생각하는 사람은 실패에 대한 면역력이 약하다.

며칠만에 뙇하고 성공해있는 결과만을 바라게된다. 

그 결과에 다다르기까지 존재하는, 초라한 시작과 수많은 과정은 보고도 못본 척한다.

그래서 안한다.



그렇다.

다 내 이야기다.

反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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