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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매운레몬 Jul 17. 2024

[우리가 사는 도시] 노들 예술섬 설계를 반대합니다.

헤더윅 건축가의 노들 예술섬 설계에 대한 개인적 생각

  좋은 삶이 무엇이라 생각하나요? 하루하루가 고민인 우리에게 있어서 턱없이 무거운 질문같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최근에 읽었던 책인 장강명 작가의 '미세좌절의 시대'에서는 '인생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대수롭지 않은 순간, 평범하고 시시한 시간들의 온도'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영광의 순간도 우리의 삶에 자긍심, 성취감을 높여서 중요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대부분 일상의 시간을 살아가기 때문에 우리는 그 시간을 의미있게 보내는 것이 좋은 삶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중요하다. 이런 말이었습니다. 이 말에 공감하면서 저는 도시를 보는 관점에서도 똑같은 논리가 필요하지 않나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좋은 도시에는 마치 영광의 순간같은 랜드마크와 높은 마천루도 필요하죠. 그것들은 도시에 개성을 만들고 시민들이 도시에 자부심을 느끼게 하거든요. 그런데 그런 건물들과 함께 일상을 살아가는 도시의 시민들의 삶의 수준도 중요합니다. 인생에서의 일상적 순간들처럼 도시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사실 시민들이거든요. 그들이 일상적으로 이용할 공원과 도서관이 적고 아이들이 편하게 뛰어놀 공간들이 없다면 그 도시를 우리는 '좋은 도시'라고 부르기 힘들겁니다.

  서울은 어떤 도시인가요? 우리에게 우리 도시를 대표할 랜드마크가 부족한다고 생각하나요? 여행을 하다 문득 서울을 돌아보면 서울이 다른 도시에 뒤쳐지지 않는 큰 매력이 있다는 것을 느깁니다. 거대한 강이 흐르고 역사적인 공간들이 곳곳에 있으며 세계적인 건축물들도 있죠. 그렇지만 우리가 살아가는 삶은 그다지 긍정적이라고 생각되지 않습니다. 고령화와 저출산, 실업문제, 자살률같은 통계들을 보거나 친구들과 미래에 대한 불안들을 이야기 할 때면 그 생각들이 강화가 되곤합니다. 갈등은 점차 늘어나고 분열되는 사회를 생각할 때 우리에게 필요한게 거대한 랜드마크일까 고민하게 됩니다.

헤더윅 스튜디오의 노들 글로벌 예술섬 / 사진=서울시

 지난해 서울시는 새로운 서울시의 아이콘이자 세계적 명소를 목표로 노들섬 공모전을 개최했습니다. 이에 맞게 세계적인 건축가들이 참여해서 큰 화제가 되었었죠. 당선작으로는 영국의 건축가인 토마스 헤더윅의 설계안이 선정되었습니다. 그들은 음악 시설, 연주회 공간, 케이팝 체험관, 카페등을 포함한 공중 공원을 만드려고 하죠. 인공섬에 만들어지는 공중 비정형의 공원은 설레는 마음을 가지게 하곤 합니다. 그렇지만 2014년 개관한 중구의  DDP가 우리 삶에 그렇다할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는가 생각하면 노들섬 설계 또한 비판적으로 생각하게 됩니다. 과연 우리에게 또다른 랜드마크가 필요할까요. 도시를 살아가는 일상의 사람들이 겪는 사회적인 문제들이 해결될까요.

  총 공사비 3500억원 가량 들어가는 이 공원을 차라리 도서관을 더 만들고 넓은 공원을 도심 곳곳에 만든다면 어땠을까, 실업 지원금이나 기존 한강공원의 지원비에 사용했다면 어땠을까 생각하며 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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