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마리에게

작은 풀꽃 친구

by 배니할

안녕, 마리야.

난 네가 누구인지 안다.


너무 작은 풀이라 아무도 바라보지 않고 지나쳐도

나는 너를 안단다.


네가 얼마나 조그맣고 귀엽고 어여쁜 얼굴로 방긋 웃고 있는지.

확대경으로 자세히 보아야만 보이는 네 얼굴을

지나가는 사람들이 어떻게 알겠니?


넌 너무 가냘퍼서

네 자리를 떠나면 이내 시들어 버리지.

난 그게 너의 장점이라 생각해.

뽑혀 죽을지언정

네 자리를 지키는 고집이 있으니까.


그렇지만 마리야,

난 네가 특별하다는 것을 알아.


눈에 띄지 않기에 오히려 안전한 거야.

파란 다섯 꽃잎이 그렇게 예쁜데,

커다란 꽃이었다면 사람들이 앞다퉈

꺾어갔을 거야.


내가 외출할 때마다

네 앞에 쪼그리고 앉아 웃어줄 테니까.


예쁜 마리야.

이 나이가 되도록 너를 몰랐다는 게 미안하지.

남은 생이라도, 너를 향한 이 마음 소중히 간직할게.




마리야, 왔구나


성은 꽃이고
이름은 마리


봄꽃이 여기저기 피어나는 날,
나는 석축 밑에 쪼그리고 앉아
마리가 눈을 뜨기를 기다렸지.


너는 가르마를 탄 머리에
분홍빛과 보라빛 핀을 꽂고
그 작은 얼굴을 내밀었어.


너는 금세 나를 알아보고
반가워 환하게 웃었지.
우리, 일 년 만에 만나는 거잖아.


기다린 만큼 반갑고 행복하지만
봄은 너무 짧아


그래서 나는 매일 너를 보러 올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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