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란 아이를 잉태하는 순간부터 자식과의 탯줄로 이어져 있다. 두 생명은 한 몸처럼 호흡하고 양식을 나누어 살아간다. 그 열 달의 관계는 탯줄이 떨어진 후에도 보이지 않는 끈으로 이어져, 목숨이 다하는 순간까지 계속된다. 아무리 잊으려 해도 지워지지 않는 그 마음을 하느님은 여성의 모성에 특별히 심어 주셨다.
그렇기에 어머니는 자식을 키울 수 있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희생하지 말라 해도, 어머니는 이미 자신을 잊고 자식을 위해 살아간다. 평소 비위가 약한 사람도 어머니가 된 뒤에는 더럽다는 생각조차 없이 아이의 대소변을 돌본다. 어머니라는 천직이 주어지는 순간, 체질마저 달라지는 것이다.
아이를 키우는 동안 어머니에게 자식은 가족 누구보다도 우선순위가 된다. 어미가 새끼를 낳아 돌보는 일은 모든 생명의 보존을 지탱하는 근본이 아니던가. 인간도 수렵의 원시시대에는 모계사회를 통해 종족을 이어갈 수 있었다.
물론 현대사회에서는 남녀가 함께 생업을 꾸리고, 육아도 나누어 한다. 원시의 모계사회를 그대로 따질 수는 없지만, 뱃속에서 한 몸을 이루며 살아낸 모성의 본능은 여전히 특별하다.
여기서 박인로의 시조가 떠오른다.
호미도 날이 어신 마라 난
낫같이 들 리 없어라
아버님도 어버이시지 마라 난
어머님같이 괴실 리 없어라
(호미에도 날이 있지만, 낫처럼 벨 수 없고,
아버님도 부모님이시지만 어머님처럼 사랑하실 수는 없다.)
어머니는 곧 고향이다. 모든 인간의 고향이다. 남자의 고향이자 여자의 고향이다. 어머니라는 말은 성별을 초월한다. 그래서 모든 이야기에는 어머니가 있다. 아무리 강한 남자라 할지라도 어머니를 떠올리면 마음이 연해진다. 우리는 어머니 없이는 태어날 수가 없고, 어머니는 곧 자기 자신이기 때문이다. 어머니를 그리워하는 마음은 곧 자기 연민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