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다짐

물러남의 사랑

by 배니할


사랑하는 사람들과는
조금 거리를 두어야 한다

보고 싶어
마음이 먼저 달려가도
손주들은
엄마 아빠의 품에서 자라는 몸

지금 떨어져 사는 만큼
나는 거리를 지킨다

아들과 딸이 전해 주는
한 줄 소식에도
하루를 채우고

지나친 관심과
주체 못 할 사랑은
조용히 접어 둔다

그들이
아무 간섭 없이
제 삶의 줄기를 뻗어
하늘을 향해 자라도록

줄기가 곧게 서려면
신선한 공기와
햇볕이 필요하듯

나는
따뜻한 햇빛으로 남고 싶다

가까이서 흔들지 않고
멀리서 비추는 빛으로

사랑과 기도로
일관된 거리를 지키다가

말보다 먼저
필요할 때

그들이
나를 찾는 그 순간

그때는
그때는

기쁘게
달려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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