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모와 폭력

폭력을 경험한 아이는 어떤 어른이 될까? 란 질문에 탈모 이야기를 적었다. 마음이 가는 대로 글을 적었지만, 하고 싶은 이야기는 분명 있었다. 폭력을 경험한 아이는 폭력의 상흔을 지니고 산다. 누군가에게는 거절 못하는 대인관계 행동으로, 다른 이에게는 대인관계에서 심한 불안으로, 어떤 이에게는 폭발적인 감정 표현으로, 또 다른 이에게는 무감각하고 무심한 태도로, 중독, 우울 등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날 수 있다. 나는 표면적으로 탈모에 대한 스트레스를 발견했지만, 탈모 문제를 끌어당겼을 때 깊은 수치심을 발견했다. 결국 생존자는 폭력이 멈춘 후에도, 폭력과 관련된 문제를 해결하느라 상당한 에너지를 소모하며 씨름하게 된다.

모든 어려움과 위기를 해결한 후에, "그래서 왕자와 공주는 영원토록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로 마친다면 얼마나 동화 같겠나. 하지만, 폭력 생존자에게는 꼭 그렇지 않다. 그러니 더욱 중요한 일은, 폭력 문제가 해결된 이후 삶을 어떻게 사느냐다. 피해를 계산하고 복구하며 원하는 삶을 계획하고 실행하는 일, 과거를 돌아보며 현재와 미래를 다시 생각하는 일, 삶을 새롭게 배우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