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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들레꿈 Aug 15. 2021

너의 놀이

안녕하세요 민들레꿈 김해리입니다.


21개월 천둥번개는 예상하지 못한 지점에서 기쁨을 선물합니다. 아이들이 등원하고 나서 집을 정리하다가 발견했습니다. 도마뱀 두 마리가 장난감 보관함 벽면에 거꾸로 매달려 있습니다. 아이들이 장난감 보관함에 있는 작은 구멍에 도마뱀 꼬리를 끼워놓았습니다. 웃음이 나서 한참을 들여다보고 웃고 했습니다.

어떻게 저런 생각을 했을까?

어른인 저는 꿈꾸지 못할 기발한 생각을 실행합니다. 하원한 아이들이 노는 모습을 가만히 들여다보니, 작은 구멍에 도마뱀 꼬리를 끼웠다 뺏다 합니다. 아이들이 노는 모습을 보며, 마음이 몽글몽글해졌습니다. 어쩌면 저렇게 재미나게 놀까요? 저도 저렇게 재미나게 놀았을까요? 점잖은 모습을 유지하는 어른들에게도 어릴 때가 있었겠고, 보는 사람들을 웃게 하는 '놀이의 순간'이 있었겠지요?​

도널드 위니컷이 놀이에 대해 이렇게 말합니다.

놀이는 본래적으로 신명 나는 것이며 예측 불가능한 것이다.
(놀이와 현실, 88페이지)

놀이가 본래부터 신명 나고 예측 불가능하단 말이 좋아서, 부모인 제 경험으로도 그러한 것 같아서, 생각하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아이들이 놀 때 저를 꼭 옆에 두려고 합니다. 혼자 노는구나 싶어서 집안일이라도 하려고 하면 "엄마"하고 웁니다. 재미난 놀이가 나오려면, 믿을만한 누군가가 옆에 있어야 하나 봅니다(아니면 저희 애들이 엄마 바라기일지도요^^ 생각해보니 그렇기도 합니다. 허허).

아이들 옆에서 노는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면서, 도널드 위니컷 선생님의 말씀을 떠올립니다.


아이는 이제 그를 사랑하고 그래서 믿을만한 사람이 옆에 있어 줄 것이며 잊었다가 다시 생각이 날 때에 계속해서 거기에 있을 것이라는, 믿음의 기초 위에서 놀이한다.
(놀이와 현실, 81페이지)


놀이란 아무것도 없는 데서 지어지지 않고, 신뢰감 위에서 자라나는 것 같습니다. 그러니 신명 나게 노는 아이들 배경에는 양육자와의 안정된 관계와 신뢰감, 부모의 헌신과 수고, 사랑이 있을 거란 생각을 해봅니다.​


아이들이 신명 나게 놀았으면 좋겠습니다. 스스로 놀이를 찾고 즐기면 좋겠습니다. 천둥번개, 이 땅 아이들 모두가 신명 나게 재미나게 놀이할 줄 아는 아이들로 자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양육자 분들도 아이의 기발하고 신명 나고 재미난 놀이를 보시고 함께 웃음 지을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이 글은 21년 3월에 쓴 글입니다. 네이버 블로그에서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https://m.blog.naver.com/dandelion_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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