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은 투두리스트 같다

by 햇밤

내 인생은 투두리스트 같다. 해야 할 일로 가득 찬, 해치워야하는 의무들로 겨우 굴러가는 일상.

물론 삶의 방향성을 체크하고 더 나은 삶의 질의 향상을 위해 목표를 정한 적도 있었다. 결국 지속하지 못한 나를 끈기가 없다고 단정짓었다. 해야 할 일로 가득찬 인생이라니, 너무 재미없지 않은가?

언제 즐거웠던 적이 있었을까.

찰나의 행복, 잠깐 스쳐가는 충족감...그 순간들은 분명 존재했는데 이제는 기억으로만 남아있다.


아무것도 모르겠다. 아는것이라고는 그냥 사는 대로 살아왔다는 사실뿐이다.

내 인생인데 내가 모르면 어쩌자는 건지... 갈 곳을 잃은 생각은 여기저기 기웃거리다 결국 정리되지 못한 잡생각으로 흩어진다.


어느 날은 하루가 버티기 힘들다고 느껴졌다. 하루가 하나의 인생처럼 무겁게 느껴졌다. 그저 숨쉬고 살아 있을 뿐인데 왜그렇게 버거웠는지 모르겠다. 나는 여전히 저기 밑바닥에 해결되지 않은 감정들을 끌어안고 사는 기분이다. 그게 무엇인지도, 어떻게 풀어야 하는지도 모른 채 그저 하루를 해야할일로 보내버린다.


책임감과 의무감이 아니었다면 아마 아무것도 하지않고 누워있었을지도 모른다. 아내이자 엄마이기에 식사준비를 하고 픽업을 가고 필요한 것들을 구매하고 집안일을 한다. 그렇다면 나를 위해서는 무얼 해주고 있는가? 맛있는것도 먹어주고 영양제도 먹기싫지만 꿀꺽 삼켜주고 가끔 예쁜 옷도 사입고 늙어가는 피부에 때때로 팩도 얹어준다. 이렇게나 신경써주는데도 이상하게 즐겁지가 않다. 내 마음이 무엇을 원하는지 이 나이가 되도록 모른다는 사실이 가장 막막하다. 내 생각이 여기에서 끝나버린다는 것이 슬프다.


누군가 하루는 인생과 같다고 했다. 탄생과 죽음이 공존하는 하루를 잘 살고 싶다고 작게 소망해본다.

KakaoTalk_20260123_153734732.jpg 나 좀 잘하고 있는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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