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
광교호수를 도는 데
노년에 손을 꼭 붙잡고 걷는 노부부가 계셨다.
할머니는 목장갑을, 할아버지는 일반 장갑인가
잘 기억안나지만 두 분의 걸음걸이를 보니,
할머니가 좀 더 편찮아 보이셨지만
할아버지가 손을 꼬옥 잡고
두 분이 페이스를 맞춰서 걸으셨다.
나중엔 할머니가 할아버지 손을 놔버리셨지만
할아버지는 무안한 듯 했지만
두 분이 아이처럼 아장아장 걸으셨다.
늙어가는 건 저런 걸까.
그 사이에 아주머니 무리, 등교하는 아이
혼자 걷는 사람, 반려동물과 걷는 사람
나는 노부부 뒤에서 천천히 걸었다.
이유는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손 붙잡고 걷는 모습이
보기 좋아서 그랬다. 젊은 커플 보단 요즘 노부부, 중년 부부도 아니고 80대 이상의 부부들이 커플티를 입고 사진을 찍으시는게 그게 재혼이든 원래 부부든 뭐든 간에. 다시 돌아오지 않을 하루를 소중한 사람과 보내는 그 모습이 그냥 보기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