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손 모아

by 키스톤

대부분의 사람은 누구나 욕망을 품고 살아간다. 누군가 욕망을 가졌다고 하면 때때로 사람들은 고개를 젓는다. 마치 바람직하지 않은 감정이라도 되는 양. 하지만 욕망의 다른 말은 소원이 아닐까. 사전을 찾아보니 조금은 다른 표현이지만 무언가를 이루어지기를 바람은 같다. 나에게도 있다. 간절히 이루고 싶은 일. 나 자신을 위해, 때로는 아이를 위해. 더 멀리 본다면, 가족과의 평온하고 따뜻한 하루하루를 위해.


우연히 풍수에 관련 책을 읽었다. 배산임수를 이야기하기보다는 소설을 통해서 한 지역을 설명하고 있는데 그곳이 어딘지 찾아봤다. 가평에 위치한 보리산. 장락산과 쌍둥이 산으로 비교되어 있지만 육산(肉山)으로 풍요를 이야기하고 있다. 그중에서 가장 진귀한 풍수적 현상으로 꼽히는 것은 백색의 혈토다. 유독 한 부분만 백색 흙으로 나타난 지대. 지름 60cm 안팎으로 이루어진 흙. 이곳을 방문하면 무언가 이루어질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백색 혈토를 보기 위해서는 청리움을 방문하면 된다.


떨림을 갖고 한발 한발 디뎠다. 드디어 백색 혈 터를 마주한 순간. 맥박은 빠르게 뛰고 첫사랑을 만난 듯이 조금 상기된 얼굴을 보고 신랑이 어이없는지 웃는다. 그 웃음도 상관없었다. 이 순간이 내겐 소중했고, 그 앞에서 마음을 다해 간절한 바람을 빌었다. 나의 욕망이, 나의 소원이 닿기를 바라며. 정성을 다해서 소원을 빌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내 안의 욕망을 고백했다. 백색 혈토가 내 삶의 결핍을 감싸주는 존재처럼 느껴졌다


시간에 쫒겨 곳곳을 누비지 못하고 나왔다. 발걸음은 산을 내려오고 있었지만, 시선은 자꾸 뒤를 돌아봤다. 마치 헤어짐이 서글픈 연인처럼. 세 번와서 소원을 빌면 반드시 이루어진다는 말이 있어 꼭 다시 방문해야겠다고 다짐을 했지만. 난 알고 있다. 다시 오기는 쉽지 않다는 것을. 그래서였을까, 돌아가는 길은 유난히 무겁다.


간절하면 이루어진다 하지 않던가. 오늘 내 간절함이 하늘에 닿았기를. 그렇다고 해서 마냥 기다리진 않겠다. 이루어지길 바라며 아무것도 하지 않기엔 욕망도, 소망도 너무 절실하다. 어제보다 조금 더 앞으로 나아가려 한다. 오늘의 내가, 어제의 나보다 단단해지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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