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꾸따 해변 쪽으로 이동했다. 정확히 말하면 레기안 해변이라고 꾸따 해변에서 약간 위쪽에 있는 동네로 이동했다. 나도 어쩔 수 없다. 점심식사를 한 후 너무 더운 마음에 결국 쇼핑몰을 찾게 되고 시원한 카페를 찾아 해메게 되었다. 나도 결국 자본의 손아귀에서 놀아 날 수 밖에 없는 것인가...운명의 수레바퀴가 아니라 대기업이 만든 수레바퀴 안에 놀아나는 기분이 들 때가 있긴 하지만 어쩔 수 없다. 그게 편하니까…^^;;;;
그래도 스타벅스 안가고 현지 카페에 온 걸로 조금은 뿌듯해 한다. 창가에 앉아 하릴없이 밖을 보고 있으니 출근하는 한 사람이 보인다. 남잔지 여잔지는 알 수 없다. 건담 가면을 쓰고 있으니까...씩씩한 건담으로 변신한 모습이지만 뒷모습은 그리 힘차 보이진 않는다. 너른 들판이나 하늘로 적과 싸우러 가는 게 아니라 작은 광장으로 더위와 또한 밥벌이와 싸우러 가는 것이니 기운 차 보일 필요는 없다. 터덜터덜 걸어가는 듯 하다.
출근하는 건담이라...삶의 애환이 담긴 단어가 환상과 꿈을 상징하는 단어와 만나 센세이셔널한 단어가 되었다. 어쨌든 그 사람은 오늘도 싸울 것이다. 즐길 것인가? 아무튼 피할 수 없다. 수많은 아이들에게 포즈를 잡아주고 사진을 찍고 사진값을 받을 것이다. 이 작렬하는 적도의 태양 아래 그늘도 없는 저 광장에서 그는 몇 시간이고 버텨낼 것이다. 최첨단 기술이 집약된 특수 복장이 아닌 이상 저 건담의 조종사는 지금 여기 있는 사람 중 누구보다 치열하게 견디어 내고 있을 것이다.
건담의 업무는 밤까지 계속 되었다. 동료까지 합세해서...